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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53호]문화기고. 천팔백구십이년 숨 막히던 여름날_오유민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미국문화학과 오유민 0. 폴 리버로 가는 길 얼마 전,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를 관람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극들이 조기 폐막, 혹은 개막 취소가 되고 있어 우울하던 중 오랜만에 도착한 혜화역 1번 출구에서 낯선 정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군다나 보러 가는 공연이 무대 위 4명의 배우가 모두 여자인 록 뮤지컬이라니. 설레는 마음으로 문진표를 제출하고 마스크를 코에 꾹 눌러쓴 채 들어간 극장에는 쇠창살들로 이루어진 숨막히는 2층 무대가 서늘한 파랑 빛 조명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치 그 어느 미친 더위의 여름날로 관객들을 데려가기 위해 두 팔 벌려 기다리는 것처럼. 1. 보든 가의 집 1892년 8월 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폴 리버에서 온 나라를 떠들썩하.. 더보기
[153호]자유기고. 코로나 기간 외국인의 한국생활_김기혜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김기혜 올해로 한국에서 생활한지 8년차가 되었다. 당장 지난 달 까지도 직장을 다니던 나는 서울에서 구정을 보내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코로나 기간동안 서울에서의 생활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특히 중국인으로써 느끼게 되었던 불편한 시선들은 어찌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식당에서 있었던 일. 한국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타나고 중국인 입국금지의 여론이 심해지고 있을 때 밖에서 다닐 때는 가능한한 중국어를 쓰지도 중국어로 된 페이지를 핸드폰에 띄우지도 않았다. 왠지 불이익을 당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2월중순쯤 친구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연락이 왔고 같이 저녁을 먹자는 얘기에 거절하고 싶었지만 별 수 없이 그러자고 .. 더보기
[153호]자유기고. 춤추는 대학원생_Marisa Luckie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Marisa Luckie 나는 춤을 추는 대학원생이다. 프로페셔널 댄서라는 뜻은 절대 아니며 솔직히 3년 전까지만 해도 아예 새파란 몸치였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춤은 나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자리를 잡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을 보니까 그렇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영화들을 눈을 반짝거리면서 봤는데 사람이 몸을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나에겐 무슨 마법 같았다. 케이팝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빠지게 되었을 때 춤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언젠간 보기만 하지 않고 춤을 직접 배우겠다고 결심했는데대학교 때 공부로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졸업한 다음에 근처에 댄스학원이 없다는 핑계로 또 미루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드디어 서울.. 더보기
[152호]문화기고. 조각난 단상들: 재난, 계급, 그리고 예술_김아영 (사진=드라마'킹덤'포스터/넷플리스) (사진=예술의전당 삭온스크린/예술의전당) (사진=검진을 받고 있는 콜센터 빌딩 거주자들/한겨레) 김아영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코로나 19라는 비상 재난사태는 예술과 일상을 모두 바꿔나가고 있다. 1. 우연한 사고이자 불운의 시기다. 그 누구도 앞날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의 세계적인 재난 상황은 현실 세계를 극도의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다. 영화관은 문을 연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텅 비었고, 상반기 공연을 준비 중이었던 연극, 뮤지컬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상당수의 미술관이 휴관을 선언한 가운데 본의 아니게 휴업 상태를 맞이하게 된 수십만 프리랜서는 생계 걱정에 놓였다. 음식점, 숙박업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업이 상인들과 공장 가동이 멈춘 기업주들은.. 더보기
[152호] 자유기고. 일상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 노력, 대학원 성평등위원회_윤채영 일상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 노력, 대학원 성평등위원회 윤채영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 안녕하세요, 서강대학교 대학원 원우 여러분. 저희는 대학원 성평등위원회입니다. 대학원은 짧고, 또 바쁜 만큼 우리에게 성평등위원회가 있다는 사실은 종종 잊혀지곤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일깨워 준 것은 소중한 우리의 일상이 백신 개발과 전염병 사태에 대한 예방 및 방역 조치 등 일상적인 노력을 통해 지켜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학원 성평등위원회도 대학원 원우들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 원우들 스스로가 만든 조직입니다. 여러분을 직접 만나뵙기 힘든 지금, 서강대학원신문의 기고글을 통해 성평등한 공동체를 위한 성평등위원회의 활동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학원 성평등위원회는 .. 더보기
[149호] 자기 민속지학적 접근을 통해 본 내가 <프로듀스 101>을 보는 이유_장인희 자기 민속지학적 접근을 통해 본 내가 을 보는 이유 사회과학대학원 언론정보학과 석사과정 장인희 주형일(2007)은 스스로가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이유를 밝히며, 그 과정에서 스파이더맨을 좋아하게 된 배경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요인들을 다룬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자기민속지학은 개인의 경험이 사회의 일부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드러내며 사회적 측면을 발견, 해석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민속지학은 주관적임과 동시에 사회적 맥락에 위치하게 된다. 연구자는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스스로와 소통하게 되며, 이 경험을 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또한 스스로와 사회를 돌아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와 경험을 풀어놓는다는 저에서 자기민속.. 더보기
[149호] 댓글도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_박지현 댓글도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일반대학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석사과정 박지현 댓글은 인터넷 게시물 밑에 남길 수 있는 짧은 글이다. 인터넷과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댓글 문화가 생겨났고, 많은 사람이 다양한 관심사나 이슈들에 대해 댓글을 통해 활발히 의견을 교류한다. 이러한 댓글 문화는 사용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온라인 공간에서 보장된 익명성의 부작용에 따른 악성 댓글의 폐해 또한 점차 퍼지고 있다. 과거에는 미디어 노출이 잦은 유명인사들이 주로 댓글의 영향을 받았다면,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요즘에는 일반인들의 미디어 노출이 잦아지면서 댓글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로 인해 댓글에 관한 이슈들이 특정 유명인사들에 .. 더보기
[148호] 차별이 곧 악이다 — 영화 ‘어스(Us)’_하태현 차별이 곧 악이다 영화 ‘어스’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하태현 ‘어스’가 재미없다고? 영화 ‘어스’(이하 ‘어스’)는 공포 스릴러 영화로 받아들이는 관객에겐 플롯 구성이 단순하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관객은 애들레이드 가족의 생존을 응원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감독은 관객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다. 관람평을 살펴보면 재미없다는 평이 적잖게 있는 이유는 여기에서 기인할 것이다. 사실 누가 어떻게 살아남고 누가 어떻게 죽느냐는 감독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렇기에 주인공의 생존은 비교적 예상할 수 있게 그려졌다. 물론 복제인간과 진짜인간의 사이에서 누가 진짜인간인지 찾아가는 과정은 영화를 보는 즐거움에 한몫한다. 한편.. 더보기
[148호]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_신동우 일상공유 일반대학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석사과정 신동우 보스턴 미술관에 소장된 이 작품은 프랑스의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폴 고갱 (Paul Gauguin)의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이란 제목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제목을 한국어로 표현한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는 누구이고?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라는 제목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흔히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표현하며, 작품에서의 제목(Title)은 모든 내용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 작품 또한 고갱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그의 삶과 그가 느꼈을 혹은 겪었을 다양한 감정들을 우리는 마주할.. 더보기
[143호] 무한한 열정을 발산한 두 사람의 이야기_최중휘 무한한 열정을 발산한 두 사람의 이야기 일반대학원 심리학과 석사과정 _ 최중휘 이번 글을 통해, 두 개의 소설책을 추천하고 싶다. ‘달과 6펜스’ 그리고 ‘용의자 X의 헌신’이다. 두 책의 장르는 매우 다르지만 헌신적인 삶을 산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젊을 때 뭔가에 몰입해보는 것은 소중한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앞 뒤 가리지 않고 달려만 가는 것은 나 자신과 주변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한 점을 향해서 달려가는 (그래서 독자에게 짜릿함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대단한 성과를 이뤘지만, 그에 따른 희생은 만만치 않았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하고 싶은 꿈이 있을 것이다. 뭔가에 미쳐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일지?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