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원 썸네일형 리스트형 [120호] 진단과 처방-'뫎의 의학'을 향해서 진단과 처방 — ‘뫎의 의학’을 향해서 『우리는 왜 아플까 』 서평 노대원 (문학평론가, 서강대 국문과 박사과정) 웃음이 사라진 병원에서 그러나 내가 정말로 아프기 시작한 것은 늙은 간호원이 병실 앞에 내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걸어준 후, 수의(囚衣) 같은 환자복을 주었을 때였다. […] 입원한 다음날, 한 떼의 의사들이 병실로 몰려와, 겁에 질려 있는 나를 전범(戰犯) 다루듯 사납게 벽 쪽을 향하게 한 다음, 주사 바늘로 옆구리를 찔러 굉장한 양의 노르께한 액체를 빼내었고, 나는 집행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유난히 하얀 병실 벽을 마주 바라보며 그들의 작업이 끝날 때까지 약간 울고 있었다. 그리고 작업을 끝마치고 사라져가는 그 집행인들의 흰 가운에서 병실 벽처럼 차디찬 체온을 절감했다. (최인호, 「견습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