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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53호]자유기고. 코로나 기간 외국인의 한국생활_김기혜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김기혜

 

올해로 한국에서 생활한지 8년차가 되었다. 당장 지난 까지도 직장을 다니던 나는 서울에서 구정을 보내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코로나 기간동안 서울에서의 생활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특히 중국인으로써 느끼게 되었던 불편한 시선들은 어찌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식당에서 있었던 .

 

한국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타나고 중국인 입국금지의 여론이 심해지고 있을 밖에서 다닐 때는 가능한한 중국어를 쓰지도 중국어로 페이지를 핸드폰에 띄우지도 않았다. 왠지 불이익을 당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2월중순쯤 친구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연락이 왔고 같이 저녁을 먹자는 얘기에 거절하고 싶었지만 별 수 없이 그러자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친구가 만나자고 하니 나도 싫은 것을 한국인들은 오죽하겠냐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약속 날 내가 다니던 직장 근처의 식당가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있는데 옆테이블에 직장인 커플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친구와는 오랫만에 만난지라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옆테이블의 남자가 계속 힐끔힐끔 우릴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시선이 불편하긴 했지만 중국어를 해서 그런가 보다,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직원을 부르더니 다른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시선에서 나는 확실한 혐오를 느낄 있었다. 사실 사람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자기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타난 자기방어적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단순이 중국인이라고 해서 그런 눈총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억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고양이.

 

작년 2 충동으로 중국의 캐터리에서 고양이를 한마리 분양받기로 했다. 8월에 태어난 아이는 접종을 맞고 중성화를 해야 데려올 있었기에 당분간은 기다려야 했다.  그러던 올해 1 코로나의 발생으로 내가 중국에 수도 아이가 한국에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러면서 시간은 흘러 2월이 지나고 3월이 되었다. 상황을 봐서 내가 가서 데려와야 겠다는 계획은 3 중국민항총국의 항공기 제한 운항정책의 발표와 함께 물 건너 갔고 4월이 되어서야 겨우 화물기에 자리를 예약할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운항이 취소되었고 4월말에 다시 화물기를 예약하게 되었지만 운항 며칠 전 수출한 가금류가 한국 검역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당분간 생체는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러는 과정에서 그냥 데려오지 말까하는 생각도 들었었지만 그래도 한번 키우기로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라는 생각에 일단은 조금만 기다려보자, 괜찮아지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5월이 되었고 이번달에는 데려올 수 있으려나,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급작스럽게 캐터리로부터 항공기 예약이 가능해졌다는 연락을 받았고 몇 개월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양이는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틀만에 한국에 오게 되었다. 

 

요즘에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저녁에는 고양이랑 놀아주고 털을 빗어주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쥐면 꺼질까 불면 날아갈까 매일매일 밥은 제대로 먹는지 어디 아프진 않는지 서른도 안된 나이에 애를 키우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기 하지만 코로나때문에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집과 학교사이를 왕복하는 무미건조한 일상에 할 일이 하나 생겼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왼쪽은 사진으로 받아봤던 아기 고양이의 모습, 결국 한국에는 오른쪽처럼 근엄하게 자란 고양이가 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