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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대학원 신문사
[121호] 대학원 신문 3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본문
김 학생회가 힘이 없잖아요. 아무리 학생회에서 문제를 제기해도 교수회의에서 부결하면 끝이거든요.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미리 폐강될 것을 염려하여 과목 개설을 안 하는 거예요.
박 폐강이 되면 교수들한테 피해가 있나요?
김 없죠. 하지만 자존심이 상하잖아요.
양 과목 수가 적어도 수업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새로운 내용이 제공된다면 그나마 좋을텐데...
김 그런 거는 바라지도 않아요. 기본적으로 과목은 개설을 해줘야죠. 그런데 학교 정책인지는 모르겠는데 대학원 수업을 일 년에 한 번 한다는 건 대학원을 죽이겠다는 건지... 참...
박 총학생회랑 같이 살펴볼 문제네요. 2년 전쯤에도 총학생회에서 성명서를 내고 움직이긴 했었어요. 이에 대한 대응으로 교칙 상으로는 교수 당 일 년에 한 과목이지만 그 이상으로 학생들에게 돌려주도록 노력을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고요.
김 네, 그랬었죠. 그런데 수업을 1번 이상 하는 교수들은 인센티브가 있어요. 근데 문제는 뭐냐면 안 하는 걸로 담합을 하는 거죠. 다 같이 하지 않기로. 제가 알기로는 그래요. 제가 근거 없는 얘기 하는 건 아닙니다. (하하)
박 근거 있는 얘기 같아요. (허허)
양 게다가 몇몇 과는 타대학원에서 들을 수 있는 수업 한도를 정해놔서 더더욱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적어요.
박 정말요? 그럼 더 심각한 문제네요. 수업 개설도 안 하는데 다른 학교에서도 못 들으면 이수학점을 어떻게 채우죠?
박승일 (이하 박) 자, 그럼 한 잔 하시면서 얘기 좀 해보죠. 우선 자기소개를 아주 간단히 해보죠. 간단히! 전 편집장 박승일!
김현준 (이하 김) 전 사회학과 박사과정 김현준 입니다. 카이로스라는 연구집단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어요.
양경언 (이하 양) 전 국문과 박사과정 양경언 입니다. 문학 평론을 하고 있고요.
조성호 (이하 조) 전 신방과 석사 4학기고, 전(前) 취재기자였습니다.
김 이 분이 그 취재의 달인?
박 예, 아마 이종욱 총장에 대한 글을 제일 많이 쓴 사람이 아닐까. (하하하)
조 나중에 자서전 내실 때 혹시나 연락을 하실까봐 걱정이에요. 근데 직접 뵙고 쓴 건 아니라서요.
신혜원 (이하 신) 전 신방과 석사 1학기고, 현(現) 취자기자입니다.
박 신문 얘기는 언제부터 할까요? 지금 시작할까요?
김 안 돼요, 안 돼! 좀 더 마셔야지 기분이 날 것 같아. 근데 술을 너무 안 드셨어요. 지금 이 많은 인원이 소주 한 병도 안 마셨잖아요. 한 병씩은 마셔야지!
박 어~ 그러지 마세요. 이번 기획이 술 먹고 취하자는 의도는 아니라서. 그런데 지금 너무 경직돼 있긴 해요. (하하)
김 곱창을 더 먹어야 될 것 같은데요. 너무 맛있어서 (흐흐)
박 그건 안 돼요!
양 궁금한 게 있는데요. 신문사가 다음 학기부터 평기자 3명 체제로 운영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럼 편집장은 없는 건가요? 그게 언뜻 보기에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방법 같지만 그렇게 되면 책임이 모호해질 우려도 있을 것 같아요.
박 오옷! 정확한 지적이에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데요. 사실 차기 편집장을 아직 못 구했어요.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다음 편집장까지는 신방과에서 구하려고 했는데 다들 거절을 하는 바람에. (흑흑) 아무래도 박사과정이면 학업에만 몰두해도 모자랄 텐데 신문까지 만드는 건 부담이겠지요. 어쨌든 신방과에서 편집장을 못 구해서 차선책으로 신방과 석사 3명이 편집장 없는 기자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선택한 거예요.
양 편집장을 다른 과에서 뽑는 것도 가능할 텐데요?
박 오옷! 맞아요. 그러면 돼요. 타과에도 박사과정은 많으니까요. 그런데 굳이 신방과 인원을 고집한 건... 신문이 폐간되었다가 복간된 이후 3년 동안 애써서 이제야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잘 모르는 사람에게 섣불리 맡길 수는 없겠더라고요. 같이 일하면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면 모를까.
조 새롭게 뽑힌 기자들 옆에서 ‘고문’ 역할을 하는 거죠.
김 이해가 가요. 마치 이건희처럼 (허허허)
박 아악! 이건희라니! 고문은 너무 부정적이다. (으흐흑)
조 형 좋은 고문도 있어요. 좋은 고문 (크크크)
박 어쨌든 신방과에서 안정화 작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데 박사과정은 지원자가 없으니 석사 3명이 협력하는 체제를 선택한 거예요. 저는 편집권에는 관여하지 않고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만 하려고요. 그런데 두 분이 보시기에는 어쨌든 밥그릇 지키기로 보일 것 같아요. 저도 그건 동의해요. 하지만 신문사에 대한 책임감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려요. 그 다음부터는 공개 모집으로 전환해야겠지요. 아, 질문하신 평기자 체제의 책임 소재는 좀 더 궁리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박 자, 이제 술 좀 돌았으니까 본격적으로 질문을 드릴게요. 이제야 첫 번째 질문이네요. 지금 대학원 신문을 1년에 4번 발행하고 있어요. 참고로 타대학원은 6~8번 정도 발행하고 있고요. 사족을 달자면 8번을 만드는 신문은 5명 이상의 인원이 만들어요. 아시겠지만 저희는 계속 2명이 만들다가 이번 학기부터 3명으로 충원이 됐고요. 4번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예산 때문이에요. 게다가 올해는 예산마저 삭감이 돼서. (흑흑) 발행횟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김 사실 1년에 4번이면 잡지죠. (하하)
양 계절마다 나오니까 계간지네요. (하하)
조 그럼 계간지로 바꿔요. 서강 대학원 계간지
박 근데 계간지는 어감이 안 좋아. 왜 그거 있잖아요. 간지날 때 쓰는 말이요. 개간지라고.
김 (으하하하) 무슨 딴지일보인 줄 알겠어요.
박 아무래도 4번보다는 많아야겠죠?
김 당연하죠. 당연히 더 나와야죠.
양 그런데 사실 쓰는 사람도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1달에 1번 나오는 건 좀 무리니까요. 인력이나 예산을 확보하지 않으면 횟수를 늘릴 수가 없잖아요.
박 맞아요. 경언씨는 정확한 지적만 하시네요. (하하) 발행횟수를 늘리려면 예산도 확보해야 하고 기자도 충원해야 하고, 보다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죠. 그래서 매학기 학교 측에 예산이랑 장학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요. 발행횟수 좀 늘려보려고요.
김 그런 걸 누가 몰라요? 물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알죠.
박 아, 아셨어요? (크크크) 발행횟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예산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겠네요? 동의하시죠?
양 예, 예? 그럼요.
박 그럼 예산 확보를 위해 신문을 유료로 바꾸더라도...
양 (으하하하) 그럼 망해요!
박 다음 질문 드릴게요. 대학원 신문의 가장 큰 특징이 기획기사의 전면화인데요.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 단점은 편집장의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거죠.
조 오~날카로운데요!
김 극단적인 면이 있어요. 모 아니면 도 아닙니까? 편집장이 잘하면 잘 되는 거고.
박 헉! 갑자기 폐부를 찔려서... 음... 이제 다른 얘기 할까요?
김 푸하하하하
양 재미는 있어요. 그런데 기획이 조금은 팬시한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몇몇 기사는 읽히려는 의도가 강해서였는지 질이 좀 떨어지는 느낌도 있었고요. <대학내일>에서 볼 법한 기사도 있었거든요.
박 아, 그렇군요. 사실 그전까지 대학원 신문이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서 조금 쉽게 가보자는 의도였거든요.
양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쉽게 가면서도 내용은 충실하게 기획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실 지난 호 ‘다른’의 콘셉트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읽혔거든요. 많이 읽게 만드는 게 굳이 <대학내일>과 같은 기사여야만 하는가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김 기획기사가 대학원 신문의 강점이라면 제도적인 면을 보완해서 더욱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편집장의 역량에 의존하는 정도를 줄이는 방향으로요.
양 그런데 신문이 일 년에 4번 나오니까 선택한 거잖아요. 기획이라는 게.
박 네, 자주 발행할 수 없으니 아무래도 한 번 발행할 때마다 일관성을 갖게 만든 거죠.
김 만약에 횟수를 늘릴 수 있다면 4번은 기획으로 가고 나머지는 다른 형태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박 무엇보다 보도 부분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단점일 텐데요.
조 취재 인력이 저 한명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심도 있는 취재를 할 수가 없거든요. 게다가 취재기자가 말이 취재기자지 편집도 하고 배달도 하고, 편집장이 시키는 건 다 하기 때문에...
박 지금 은근히 저를 디스?
조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하하하) 사실 모든 문제가 예산이나 인력문제와 뗄 수가 없어요. 보도 기사가 부족한 것도 그래요. 우선 인력을 늘려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박 다행히 이번 학기부터는 대학원에서 40% 장학금을 추가로 배정해 줬어요.
조 기자 3명 체제로 간다면 보도를 적어도 2명은 할 수 있으니까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서강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보도가 심층적이고 입체적일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당연히 지금보다 더 비중도 늘려야 하고요.
신 저도 대학원 신문을 처음 봤을 때 보도기사가 적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기획 중심이지 않나하는 느낌이 들던데요.
김 지난 번 보도 기사 중에 그거 있었잖아요. 등재지 폐지에 관한 기사요. 그 기사가 정말 좋았는데요. 대학원생들과 심지어 교수들도 관심을 갖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단순보도로 끝나지 않고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기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양 보도기사를 적절히 기획기사로 구체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박 아...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조 헌신하는 기자도 필요한 것 같아요. 여유가 있어서 신문을 만드는 곳이 몇이나 되겠어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애착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헌신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박 (한 잔 더 하시죠.) 혜원씨는 어느 신문이 가장 좋았어요?
신 저는 우리 학교 신문이요.
김 이건 좀 아닌데. (하하하) 신입사원은 당연히 그렇게 말하죠!
신 제가 신입 기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저는 정말 우리 학교 신문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조금 지루해질 때 쯤 신선한 게 나와서 지루할 틈이 없더라고요. 대학원생이라는 이유로 신문에서까지 공부를 강제 당할 이유는 없잖아요. 오히려 뭔가 재밌고 새로운 내용이 있으니 더 보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보여서 좋아요.
양 특히 지난 호에 실린 일러스트가 정말 좋았어요.
김 색감과 배치! 훌륭해요!! 색깔을 어떻게 이렇게 잘 뽑았지?
박 그건 다 이해수 신입기자 덕분이에요. (크크크)
박 타대학원 신문은 이공대 관련 기사를 꼭 한 면씩은 싣더라고요. 반면 우리는 지금까지 이공대 전문기사를 거의 안 다뤘어요. 딱 한 번인가 실었을 걸요.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건 아무래도 전문적인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조 이공대생이라고 해서 뉴스를 안 보지는 않아요. 연예나 스포츠는 검색하잖아요. 왜 검색하겠어요. 흥미죠. 보도든 기획이든 흥미를 잡아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굳이 카테고리를 분리하기보다는 그들이 읽을 만한 기사를 쓰는 게 맞지 않을까요? 몇몇 대학원 신문은 사이언스면이 따로 있더라고요. 물론 어려워서 못 읽었지만요. (하하)
박 오옷! 너 지금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했어. 다...다시 해봐!
조 이거 어째 라디오 스타 같은 분위기네요. (허헛) 몇몇 대학원 신문에서는 섹션을 정치, 경제, 문화, 과학 이런 식으로 분할하는데 우리가 굳이 이공대생을 배려한답시고 한 면을 따로 할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공대라고 해도 워낙 분과가 많아서 전문 기사를 써도 몇몇 분야에서만 이해할 수 있잖아요. 그럴 거면 차라리 이공대생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사를 쓰는 게 맞겠죠. 이공대생이 대학원 신문을 안 본 건 이공대 관련 기사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그 작업을 잘 못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김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다만 기술적인 차원에서 운영의 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사실 이공대생들이 공감할만한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없는 게 아니에요. 브릭(BRIC) 같은 커뮤니티도 있잖아요.
조 이공대생들을 위한 기사는 당연히 전문적이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했던 것 같아요.
박 이공대생들은 당연히 그러겠지라고 상상하고 다시 그 상상을 채우기 위해 기사를 쓰고, 뭐 그런 셈이네요.
김 인문학자들도 이공대 얘기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요. 어! 우리랑 다르지 않네, 이런 식으로요. 최근 불거진 논문 표절 문제도 전공에 상관없이 다 관심을 갖는 부분이잖아요. 물론 엄연히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대학원 신문사에서 모든 이들의 관심사를 다 충족시킬 수는 없거든요.
양 쉽게 쓰는 거랑 비슷한데 글 분량 좀 줄이고 사진 많이 넣었다고 쉽게 쓴 게 아니잖아요. 마찬가지로 과학기사를 싣는다고 해서 그게 이공대생의 관심을 촉진시키는 건 아니죠. 기획을 통해서도 충분히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얘기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조 <건축학개론>도 공대생 얘기잖아요. 공대생 사랑 얘기에 우리가 왜 그렇게 열광을 했겠어요. 90년대의 보편적인 정서를 전달했기 때문에 먹힌 거 아니에요.
박 너 오늘 필 받았구나. 완전 청산유수야. (으흐흐)
조 마찬가지로 대학원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감정을 짚어줄 필요가 있어요. 이게 어떻게 보면 대학원 신문의 역할이죠.
박 그런데 왜 그 역할을 마다하고 그만 뒀어?! 3번이나?!!
조 역량이 안 됐죠. (하하하)
박 지금까지 좋아요. (하하) 계속해봅시다.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는데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대학원 신문 자체를 안 보는 경향이 있어요. 대학원 신문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많고요.
김 그건 좀 심각한데요.
양 아, 슬프네요. (흑흑)
박 이런 상황에서 대학원 신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보다 많이 읽히기 위해 더 대중적일 필요가 있는지 아니면 소수가 보는 걸 감수하더라도 고유의 색깔을 유지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선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 솔직히 지금은 인쇄매체가 더 이상의 독자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앞서 말씀하신 문제가 단지 서강 대학원 신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중요한 건 기획을 잘하고 쓸 만한 이야기를 생산해 내는 것이 아닐까요. 학내 문제이기도 하면서 전체 대학원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화두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대학원 사회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산해내면 그게 역으로 학내 구성원들한테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식의 전략이 두 가지 선택지를 다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 저는 신문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구성이 잘못돼서 독자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건 아니라고 봐요. 오히려 이건 접근성의 문제일 수도 있어요. 현재는 신문을 학과 연구실 중심으로 배포하고 건물 입구에 있는 가판대에 배치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안 읽히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나의 방안으로 대학원 신문사 전용 게시판을 설치해서 신문을 진열하면 신문 배포가 끝난 이후에도 오고가면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호도 같이 비치하는 가판대를 설치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신문에 배포처를 정확히 써주면 아무래도 찾아서 볼 확률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박 앗, 좋은 생각입니다. 미리 말씀 좀 해주시지!
김 그런데 지금 대학원 신문이 SNS를 이용하나요?
박 블로그 서비스만 하고 있어요.
김 블로그랑 페이스북, 트위터가 다 연동이 되잖아요. 그걸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박 저희 블로그에는 와 보셨어요? 검색하면 나오는데요.
김 누가 그걸 검색 하냐고요! 내 말은!!
양 신문사 블로그는 네이버에서 찾기 어렵더라고요. 구글에서만 뜨고.
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팔로우나 친구 맺기를 하면 블로그에 업데이트한 게 바로바로 떠요.
박 그 정도는 알아요. (흑흑)
김 그럼 하지!!
박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김 꼭 이런 얘기하면 바로 넘어가네요. (하하하)
박 그런데 결국은 인력 문제에요. (흑흑) 이제부터라도 해야죠.
김 아, 블로그를 하신다니 말인데요. 대학원 신문사들끼리 일종의 메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에요. 잘 운영되는 대학원 신문사의 홈피를 메타 블로그에 연동시키는 거죠. 그럼 대학원 현황이나 학계 동향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거든요.
양 말씀하신 대로라면 신문사 간 연합도 더 쉬워지겠어요.
양 아, 그런데 대학원 신문은 학교에서 검열을 하거나 간섭을 한 적은 없나요? 몇몇 대학은 편집주간이 기자 선정부터 기사 논조까지 좌우하고 그런다던데요.
박 그런 문제가 중앙대에서도 있었죠. 그래서 독립 운동을 하기도 했고요.
김 독립운동이요?
박 아아. 독립 언론 운동이요. (으흐흐)
조 이런 거 기사에 꼭 써주세요. 편집장 실수는 꼭 써야 돼요. (하하하)
김 하하. 맞아 맞아.
박 다행히도 학교가 신문 제작에 간섭을 한 적은 없었어요. 편집권도 독립되어 있고요. 아, 예전에 서강선데이라는 기획에서 이종욱 총장의 뇌구조를 기사로 쓴 적이 있는데 학교에서 전화가 온 적이 있어요. 그런 기사 왜 썼냐고.
조 그래서 죄송하다고 했어요?
박 죄송하다고는 안 했죠. 뭐가 죄송해요.
조 이런 거 더 말해 주세요.
김 맞아요. 일반 독자 입장에서 너무 궁금해. (크크크)
박 신문사에서 기획한 강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까지 지젝, 고진, 푸코와 맑스 그리고 아감벤을 다뤘습니다만.
김 대학사회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강의가 강사들의 살림살이뿐만 아니라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잖아요. 게다가 학문이라는 장 전체로 봤을 때도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고요. 저는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박 제가 알기로는 여섯 번의 강의를 연속으로 기획하는 대학원은 없어요. 신문사도 마찬가지고요. 서강 대학원 신문사만의 고유한 특징이랄까요. (후훗)
양 서강대 대학원생들이 놓여있는 상황이 있잖아요. 알다시피 대학원 정책이 바뀌어서 이제는 한 교수가 일 년에 한 과목만 개설해도 되기 때문에 몇몇 과는 정말 강의가 부족한 상황이에요. 그러니 다른 학교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고요. 이처럼 강의가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외부 강의가 더더욱 절실하게 다가와요.
박 2010년에 처음 기획한 지젝 강의는 전출하면 수강료를 돌려줬어요. 그랬더니 출석체크만 하고 나가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대학원 강의였는데 말이에요. 이후로는 환불정책을 폐지하고 그 돈을 강사비로 돌렸어요.
조 어쩐지... 그래서 그랬군요. 상처를 많이 받으셨나봐요.
박 으...음... 상처까지는 아니고요. (흐흐)
김 오히려 더 크게 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일종의 아카데미처럼 여러 강좌를 체계적으로 개설하는 거예요.
양 맞아요. 그 과정에서 뭔가 결과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네요.
김 인문학이 위기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위기에 대한 대안적 움직임이 대학사회 내부에서부터 일어나면 이게 엄청난 압력이 될 수 있어요. 학생들이 찾아서 공부를 하니 교수들한테도 압박이 되겠죠. 어떻게 보면 학교 안의 학교가 되는 거잖아요. 이건 엄청난 상징 투쟁이에요. 예산이나 능력이 된다면 더 크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박 오... 이런 호응은 처음이라서...
조 감동했죠?
박 으...음... 감동까지는 아니고요. (흐흐)
박 이제야 좀 술이 오른 것 같아요. 그럼 2차로 가서 더 얘기해 볼까요? (2차 대화는 자체심의로 생략합니다. 너무 적나라해서.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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