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ggpaper dreaming marionette 2012.07.03 13:04

 

 

 

 

박승일(이하 박) 반갑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기획은 취중진담이라고 술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목적입니다우선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려요.

김기욱(수학과, 이하 김) 저는 수학과 조교장 석사 4학기 김기욱이라고 합니다. 저는 불변(invariant)하는 다항식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 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차완기(기계과, 이하 차) 저는 기계과 조교장 석사 3학기 차완기입니다. 제가 하는 연구는... 뭐라고 해야 할지... (흐흐)

어렵게 말하셔도 되요. 다 알아 들을 수 있어요. (하하)

거칠게 말하면 메탈 포밍(metal forming)을 해요. 특히 저는 재료 구성 방정식에 관심이 있어서 FEM code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남다현(물리학과, 이하 남) 저는 물리학과 박사1학기에요. 이름은 남다현이고. 태양전지를 연구하고 있어요. 정확히는 분광학이라고 해서요. 태양전지에 부딪힌 레이저의 변화를 분광기로 읽어내는 연구에요.

지금까지 완전 안드로메다에요. (으흐흐) 같은 이공계라 하더라도 분야가 다르면 말이 잘 안 통할 것 같아요.

, 잘 몰라요. 많이 다르거든요. 심지어는 같은 분야라 할지라도 주제가 다르면 잘 모를 수도 있어요.

그럼 공동 연구는 어떻게 해요? 세미나는요?

세미나는 많이 해요. 교류를 해야 하니까. 깊게는 모르더라도 말이 통할 정도는 되거든요. 공동 연구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는 해요.

수학과나 물리학과는 천재들만 가는 곳이라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갔어요.

... 그렇군요. 미드 빅뱅이론에도 나오는데, 쉘든이라고 혹시 아세요?

(아하하) 농담이고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죠, . (어허허)

저도 천재는 아니에요. (수줍게) 그냥 좋아서 하는 거예요.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기욱(수학과), 정대영(컴공과), 차완기(기계과), 남다현(물리과)

 

공대의 평균적인 일과는 어떤가요? 심하게 빡세다는 게 사실인가요? 군대처럼요?

저희 연구실은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편인 것 같아요.

, 조금은 빡세게 돌아간다는 대답을 기대했는데요.

저희만 자율적이라 생각했는데... 아닌가 봐요.

연구실마다 그리고 교수님 성격마다 조금씩 달라요. FM으로 몇 시까지 나와서 몇 시까지 있어라 하는 건 없어요.

개중에는 군대 같은 곳도 있어요. 아침9시부터 출근해서 10시에 집에 가라고 하는 경우죠.

어느 과는 아침마다 교수님께 이메일로 오늘 할 일을 보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들었어요. 나름 유명해요. 오늘 할 일과 한 일을 이메일로 보내야 되고, 늦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말도 있어요.

아마 대부분의 이공대 학생들은 다들 공부니 연구니 해서 바쁠 거예요.

그 많은 시간에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바쁘긴 정말 바빠요. 막상 하는 건 없는 것 같은데, 뭔가를 하긴 하고 있어요. ... (흑흑)

 

 

그럼 바쁘게 연구하신 것에 대한 보수가 있나요? 월급처럼요?

연구과제를 맡으면 연구비가 나오잖아요. 그 중 일부를 다달이 월급 형태로 주는 거예요.

국가에서 정해놓은 상한선이 있어서 그 이상은 못 받아요. 예산마다 인건비 한도가 정해져있는데 교수님도 그 부분은 무조건 인건비로 줘야하는 거예요. 인건비 풀링(Pooling)제라고 해서 서강대는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일부 과에서는 인건비를 횡령한 사건도 있었는데, 말씀을 들으니 그 과정이 점점 더 투명해지는 것 같네요.

네, 점점 투명해지는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학비는 다 내주시고 플러스알파는 연구실마다 조금씩 달라요. 그 돈으로 생활도 하고 공부도 하는 거예요. 플러스알파가 제가 버는 돈이 되는 거죠.

돈을 받으면서 공부를 할 수 있네요. 오늘 이거 기계과에서 쏴야겠는데요. (으허허)

공대보다는 적겠지만 자연대 역시 등록금을 많이 지원 받아요. 등록금을 TA 조교 장학금으로 환급받기 때문에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등록금 걱정이 덜 하죠.

공대계열은 펀드가 커요. 물론 인건비로만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규모가 크다보니 학생들에 게도 지원이 많이 가는 편이에요.

 

 

그럼 선생님들이...

선생님이요?

, 저희는 선생님이라고 그래요. 그럼 교수님들이 졸업 후 진로를 챙겨주시는 편인가요? 속된 표현으로 어디에 꽂아준다든가...

가능하죠. 그런데 선생님이 나서지 않아도 외부에서 사람 좀 없냐고 요청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집 가깝고 복지가 좋은 곳을 고를 수 있어요.

오늘 이거 진짜 쏘셔야겠는데요?

아핫, 꼭 붙는 건 아니라서요. 그냥 스카우트 제의가 빈번하다는 말이에요.

기계가 상황이 이렇게 좋으면 다른 공학 계열도 좋은 편인가요?

아니에요. 제가 알기론 지금 상황에서 취업이 유리한 과가 기계과고, 그 다음이 전자, 그 다음이 화공, 컴공으로 알고 있어요정확하지는 않지만요.

그렇구나. 그건 이따가 완기씨가 계산하실 때 좀 더 이야기 해보죠. (아하하)

인문사회쪽 상황은 잘 모르지만 이공대는 취업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은 상황이에요.

 

 

학생과 교수님과의 관계는 어때요?

저는 흔히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라 생각해요. 모든 게 교수님 의견에 따라서 결정되거든요. 논문을 쓸 때도 그렇고요.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어요.

그 과정에 밀당(밀고 당기기)이 가능한가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요. 학생의 역량에 달려있는 편이에요. 학생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밀당을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권위적인 교수님이 간혹 있으신 것 같기는 해요. 학회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 주장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하면 찍혀서 졸업하기도 힘들다고.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들었어요.

학생들한테 교수님은 아무래도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공대생의 두뇌 속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동그라미가 몇 개 없고 가운데에 실험만 크게 있는 식으로요.

(으흐흐) 완전 공감합니다. 그런 것 같아요. 연구실에서 일주일 내내 생활하는 사람도 있어요. 저도 주말이 없어요. 나와야 되는 게 아니라 할 게 없어서 나오는 것 같아요.

디아블로라도 하시지 왜요.

... 그건... (움찔)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컴퓨터가 최신형이라서.

저희는 개인 컴퓨터를 가져와야해요. 교수님이 개인 컴퓨터 있어봤자 게임만 한다고. 그리고 연구실에 있으면 실험 이외에 다른 일에는 신경을 거의 못 쓰는 게 사실이에요.

기사를 이렇게 써야겠네요. ‘기계과, 최신형 컴퓨터로 디아블로만 한다’, ‘물리학과, 최신형 컴퓨터는 공부에 방해만 될 뿐’ (으흐흐)

...... (하하하) 실험 해석 한 번 하려면,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주가 걸리기도 하거든요. 하루 종일 컴퓨터를 돌려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야 하는 게 사실이에요.

두뇌 이미지 중 실험이 제일 크다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저희 수학과는 실험보다는 연구가 맞겠지만요.

 

 

드시면서 이야기하세요. 제가 자꾸 말을 시켜서 그런지 드시질 못하네요. 어쨌든 공대생 머릿속이 단순한 것은 이것저것 신경 쓸 여력이 없을 만큼 바쁘기 때문이겠네요. 연애에 신경 쓸 여유도 없나요?

외로움이 뭔지도 모르겠어요. (흑흑)

... 슬프네요. (허허허)

공대생의 독특한 사고방식이 연애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요?

주위를 보면 헤어지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실험실 생활이 바쁘다보니 연애할 시간도 없거든요.

공대생하면 흔히 떠오르는 게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이미지잖아요. 싸울 때도 감정적으로 대하기보다는 문제는 이렇고 저렇고라는 식으로 메커니즘을 짤 것 같은데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공계 사람들인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본인은 공대생인데, 어떠세요?

일단, 자연계한테 공대라고 하는 건 좀 그래요.

(아하하) 이공계요, 이공계. 죄송해요. 사실 그쪽에서 보면 사회과학대나 인문대나 똑같잖아요.

그렇긴 하네요. (아하하) 어찌됐든 그런 건 공대생의 사고방식이 특별나기 때문이 아니라 특정 개인의 사고방식이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요? 공대생의 연애라고 특별하지는 않아요.

한 잔 하시죠. (건배하면서) 반갑습니다. 이야기를 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공대생들의 이미지가 많이 깨지고 있어요.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셨는데요?

원래 이 기획의 제목이 공대생은 단순무식하다?’였거든요. (으하하하) 왜 그런 통념들이 있잖아요. 단순하고 저돌적인 이미지. 그런 편견이 깨지고 있어요. 물론 두고 봐야겠지만요.

 

 

, 수학과 조교장님께 질문이 있어요. 수학과는 샤프랑 지우개만 있으면 된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맞아요. 수학과는 연구할 때 최신형 컴퓨터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 머리만 좋으면 돼요. 그거 외에는 특별히 필요한 게 없습니다. 머리가 중요하죠. (하하하)

지금 보니까 머리 둘레가 굉장히 커요.

머리 둘레와 두뇌는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흐흠)

미적분 잘하시겠어요. 그 어려운 미적분, 두둥!

... 못하진 않겠죠. ... 계산을 잘해서 수학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수학과에 숫자는 안 나옵니다. 논리를 다루는 학문이거든요. 숫자는 나와 봤자 대학교 1학년 때 잠깐 나오고 대학원부터는 아예 안 나옵니다. 문자만 나와요.

, 그렇군요. , 그 삼지창 같이 생긴 기호는 어떻게 읽어요?

, 프사이요. Ψ(PSI).

다들 프사이라고 아세요?

그냥 그리스 알파벳 중 하나에요. 뜻이 없어요. 알파, 베타, 감마가 뜻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자기가 뜻을 주면 되거든요.

파이(π)처럼 뜻이 있는 줄 알았어요.

, 아니에요. 함수 f(x)에 프사이 많이 쓰는데...

f(x)는 그룹이름이잖아요.

.... 이거 웃어야 할지, 웃을 수도 없고...

이정도면 하이 퀄리티 유머인데요. 문과에선 빵빵 터지는데. 각박해. 공대 사람들이 각박해.

아 진짜요? 아닐 것 같은데. (하하하)

 

                       

 

 

최근에 총선도 있었잖아요. 이공대생들은 정치나 사회에 관심이 있는 편인가요?

대체적으로 관심을 많이 갖지는 않는 것 같아요.

실험하다 딴 짓 할 때 조금씩은 봐요.

인터넷 기사 제목 정도는 보지만 집중해서 보지는 않아요.

연구의 압력이 너무 커요. 다른 곳에 신경을 쏟는 순간 따라잡기가 힘들거든요. 석사 2년 동안 매진해도 부족하거든요. 여전히 부족한 상태에서 졸업하는 것 같아요. (흑흑)

연구실 생활이 너무 바쁘니 이것저것 딴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에요.

총선 이후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전의원이 부각되고 있잖아요. 알다시피 박근혜 전의원이 서강대 공대 출신인데, 이런 배경을 의식하는 편인가요?

글쎄요. 저희 교수님들은 무엇보다 연구에 신경을 많이 쓰세요. 인맥을 챙기는 것보다 연구 실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교수님마다 다를 텐데, 몇몇 교수님은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긴 해요.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이 되면 그 후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해 보는 정도의 발언은 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정치적인 발언을 노골적으로 하지는 않으세요.

세 분은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편인가요?

조금씩은 다들 있는 것 같아요. 선호하는 정당도 있고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그럼 정치에 대해서는 서로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인가요?

그런데 의외로 이공계 사람들이 한 번 정치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 정치적 성향이 굉장히 확고한 게 드러나요. 말을 잘 안 해서 그렇지요.

아무래도 이공대생들은 중간 개념이 잘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표출을 안 하는 것뿐이지, 한 번 표현하면 굉장히 뚜렷하더라고요.

 

 

그렇군요. 이공대생들은 술을 많이 마실 텐데, 술자리에선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하나요?

연구 이야기요. (흑흑)

슬프네요. (흑흑)

, 주로 연구실 이야기를 많이 하죠. 아니면 진로에 관한 이야기나 야구 이야기도 많이 해요.

 

 

! 컴공과 조교장님이 오셨네요.

정대영(컴퓨터 공학과, 이하 정) 네, 안녕하세요. 저는 컴퓨터 공학과 조교장이구요. 지금 대학원 석사 3학기고, 이름은 정대영이라고 합니다. 늦어서 죄송해요.

, 반갑습니다. 많이 바쁘신가 봐요. 정대영씨는 무슨 연구를 하시나요?

클라우드를 연구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시스템 구축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연구하신다... 그럼 데이트를 할 때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하세요?

? ... 여자 친구가 삼성에 다녀서 LTE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해요. 아무래도 전공이 같다 보니 전공분야에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요.

오시기 전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우선 식사 좀 하시고 이야기를 이어 나갈까요.

 

 

그나저나 문과대 이야기도 좀 해주세요. 문과대는 연구실 자리가 많이 부족하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인문사회대는 연구실 자리가 많이 부족해요. 공간도 부족하고요. ()

자리가 없는데 연구를 어떻게 하나요?

이공대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네요. 저희는 교수님과 면담을 하고 연구실에 소속이 되어야 입학이 가능하거든요자리가 없으면 진학 자체가 불가능한 거죠.

인문사회대 학생들의 학습 환경은 생각보다 더 열악해요. 인문관이 신축되면서 그나마 개선된 상황이지만 충분하지 못한 게 사실이에요. 과마다 다르지만 인원 대비 자리 확보율이 절반도 안 될 거예요.

, 그렇군요. 상상이 잘 안 돼요. 자기 자리가 없다는 게 저희 쪽에서는 상상할 수가 없는 일이거든요.

심지어는 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연구실 자체가 없는 학과도 있어요. 여러분들도 남의 일로만 여기지 마시고 관심을 가져주세요.

 

 

국내에서 공부를 하는 게 한계가 있잖아요. 인문사회의 경우 학문의존도가 높은 편인데요. 이공계의 사정은 어떤가요?

이공계의 의존도도 굉장히 높아요. 컴퓨터 프로그램 거의 전부가 미국에서 온다고 보면 돼요.

왜 안철수나 이찬진 같은 사람도 있잖아요.

, 누구요? 이찬진?

, 한글 만든 사람이요. 한글 프로그램...

(허허허) 안철수씨는 불모지였던 분야를 개척했다는 점에서는 존경을 받을만한 분이죠. 그런데 그런 분야는 극소수에요. 그 외의 모든 프로그램이나 기술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게 현실이에요.

기계 분야도 마찬가지에요. 몇몇 분야는 많이 따라잡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여전히 격차는 있다고 생각해요.

학문 분야마다 그리고 연구 주제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저희 분야는 격차가 그렇게 크지는 않거든요.

한국에서 학위를 받아도 취업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나요?

지금 상황에서는 수요가 많아서 취업에는 문제가 없어요. 오히려 국내 박사가 전보다 갈 곳이 많아지고 있기도 해요. 특히 CS는 현업 위주이다 보니,

CS가 뭐에요?

그러게요. CSI 수사대 같은 건가요?

...... 저희는 컴퓨터 공학을 CS라고 불러요. (으흐흐)

...전 뭐 대단한 거 나올 줄 알고. (흐흐흐)

어쨌든 컴공은 현업 위주에요. 기술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10년 전에 배웠던 기술로는 먹고 살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 최신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교수님도 대부분 현업에서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어쨌든 정리를 하자면, 외국에서 공부를 하는 게 유리한 건 사실이네요.

이득이 되는 건 확실해요. 물론 분야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나갈 수 있다면 나가서 배우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겠죠.

 

 

대학원에 진학한 걸 후회한 적은 없나요?

밤새서 연구할 때는 후회할 때가 많아요.

저는 4살이나 어린 여자 친구가 저보다 먼저 취업할 때 제일 후회했어요. 그때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흑흑)

가끔 그렇죠. 너무 힘드니까. 여러 면에서 압박이 굉장히 심해요. 압박이 심해서 요즘에는 내가 왜 이 고생을 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해요. 연구도 그렇고 진로 면에서도.

엄마랑 아빠랑 힘들어 하실 때 후회가 많이 되요. 대학원 다닌다고 돈이 따로 들지는 않지만 만약 취직을 했으면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그럴 거 아니에요. ~~만큼씩. 근데 그런 걸 못해드리니까요. 엄마는 괜찮다고 하시지만 마음이 아프죠.

수학과에서 제가 공부하는 부분이 특히 어려운 파트에 속해 있어요. 이 분야가 외국에서는 굉장히 활발하게 연구가 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소홀한 편이거든요. 근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기 한계에 부딪히니까 이런 점에서 후회를 하기도 해요. 더 잘하고 싶은데 말이죠.

 

 

학위를 마치면 진로를 결정해야 할 텐데요. 꿈이 있다면요?

한국은 트렌드를 좇는 경향이 심해요.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플랫폼이에요. 플랫폼은 외국 것들을 가져다 쓰고 트렌드만 좇아가니 발전이 없는 거지요. 그렇다면 내가 한 번 플랫폼을 구축해보자! 이런 생각을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꿈이에요.

고등학생 때부터 대체 에너지를 연구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인간이 지구에 하고 있는 짓을 보면서 사람한테 기대하기 보다는 차라리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물리학과에서 에너지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죠. 나중에도 국가출연연구소 같은 곳에서 계속 연구하고 싶어요.

오오, 완전 범우주적인 관점인데요. (흐흐흐)

오오오, 멋지네요.

기계과에 올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너무 생소하다 보니 오히려 이런 기술을 어디에 쓰나 하는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이후 공부를 하다 보니 이 과정이 재미도 있고 적성에도 맞아서 지금까지 하게 됐어요. 궁극적으로는 대기업에 취직해서 보편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꿈 그대로 지금까지 왔어요. 석사를 마친 후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계속 연구하고 싶습니다제 전공에만 얽매이지 않고 수학의 여러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기도 해요. 궁극적으론 학자의 길을 걷는 게 제 꿈입니다.

 

 

                                               

 

 

각자의 전공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예를 들어 나에게 수학은 김태희다이런 식으로요.

제가 먼저 할게요. 나에게 기계는 호기심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많은 기회를 주며 삶을 알차게 해주니까.

, 제 점수는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 좀 더 재밌게요. (크크크)

, 그런 건가요? ...다시 해도 되요? (하하하)

기계는 네비게이션이다. 모르는 길을 가도 네비만 있으면 안심할 수 있듯이 기계는 내가 가야할 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네비 같은 존재다.

물리는 밀당이다. 정말 잘하고 싶을 때는 저만치 도망가 있다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려 할 때는 어느 순간 바로 내 앞에 와있거든요. 물리에는 밀당의 맛이 있어요.

컴퓨터는 내 친구다. 억지로 어렵게 공부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가지고 놀다가 때로는 공부하고 또 나중에는 일도 같이 하게 될 오래된 친구요 인생의 친구라고 할까요.

~~ 너무 평범해요. 제 점수는요! (크크크)

수학은 파이에요. 수학은 완벽한 공리체계를 이루지만 그 안에는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반드시 존재해요. 알려고 해도 도무지 끝을 알 수가 없는 파이와 같지요. 무한소수처럼 끝을 알 수 없는.

일동 오오옷! 멋진데요. (하하하)

(마지막 건배와 함께) 시간 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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