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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호] 연구 / 세미나 - 가상인간을 중심으로 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본문

보도

[135호] 연구 / 세미나 - 가상인간을 중심으로 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dreaming marionette 2015. 12. 7. 14:22

아트&테크놀로지 전공 < Imagination Seminar >

 

가상인간을 중심으로 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강신화 _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for Creative Technologies 연구원


 

가상인간, 무엇인가?


 테크놀로지의 발달, 특히 컴퓨터 인공지능의 발달은 다양한 분야의 인간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컴퓨터 인공지능을 이용해 연구되고 개발되는 가상인간은 교육, 훈련, 상담, 그리고 마케팅 도메인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여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인간은 컴퓨터를 통해 구현되는 가상세계에 존재하며, 대부분이 실제인간과 유사한 크기와 모습을 지니고, 사고 및 감정을 표현하며, 언어 및 행동을 구사할 수 있는 개념으로 연구되고 개발된다. 이러한 가상인간은 실제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그 적용성이 평가된다. 가상인간과 관련된 연구 및 개발은 인공지능, 자연언어처리, 컴퓨터그래픽스, 혼합현실 등의 연구 분야가 총동원되고, 최종적으로 실제인간과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평가함으로써 일단락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가상인간 관련 연구 분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가상인간의 사고 및 분석을 가능하게하고, 자연언어처리 분야는 가상인간의 언어 인지, 분석, 처리를 통한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컴퓨터 그래픽은 가상인간의 모습과 행동을 구현한다. 혼합현실 분야는, 이렇게 생성된 가상인간이 실제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그 기반환경을 마련하여 가상인간의 적용성 평가를 가능케 한다.

  가상인간은 일반적으로 에이전트(agent)와 아바타(avatar)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두 종류 모두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작동되기는 하나, 에이전트는 컴퓨터 자체가 컨트롤하는 것이고 아바타는 실제인간이 컴퓨터 프로그램화 된 가상인간을 자신을 대표하는 객체로서 컨트롤하여 상대방과 상호작용하는데 이용한다. 아바타는 할리우드의 영화 <아바타>에서 실제인간과 한 몸이 되어 생각하고 표현하며 행동하는 3D 컴퓨터그래픽 캐릭터로 등장했던 가상인간들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게 갈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예로는, 온라인 가상세계의 대명사격인 세컨드라이프1)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바로 아바타이다.

 

또 하나의 실존(인간), 가상인간


 여러 연구결과들을 통해, 실제인간이 상호작용하고 있는 가상인간인 -아바타(다른 실제인간과 상호작용하는데 가상인간을 중간 매개체로 이용하는 경우)와 에이전트(컴퓨터 자체와 상호작용하는 경우)- 를 비교하여, 어떤 경우에 실세계에서 실제인간들 관계 및 상호작용 시에 나타나는 사회적 영향 및 효과 등이 그대로 또는 다른 방향으로 반영되는 지 보고되어지고 있으나, 결론이 일치하고 있지는 않다. 기존의 여러 연구는 실제인간이 아바타와 상호작용하는 경우에 실제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 해당되는 사회적 영향 및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해 왔으나, 최근에는 에이전트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에이전트의 행동이 실제인간이 자연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구현이 된다면 아바타와의 상호작용 결과와 같은 경향을 나타낸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보고 결과는 컴퓨터 자체인 에이전트도 실제인간 상호작용에서 요구되는 사회심리학적 요소를 잘 이용하면, 실제인간이 컴퓨터 자체를 실제인간처럼 대한다는 ‘CASA’(Computer As Social Actors) 패러다임에 의거한 결론이다.

 

 실제인간과 같은 또는 실제인간을 능가하는 가상인간개발이란 실제인간을 창조해낸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때, 관련 테크놀로지에 아직 많은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한계에 부딪힐 때 현명한 접근법이란 CASA 패러다임에 입각한 사회심리학적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제인간은 가상인간이 에이전트이든 아바타이든 컴퓨터 프로그램화 된 캐릭터라는 사실을 먼저 감지하고 가상인간과 상호작용을 시작한다. 그런 이유로 실제인간은 가상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다른 실제인간과 상호작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점들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그 상호작용에 임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상황이 가정된 인간 (실제인간) -컴퓨터 (가상인간) 간의 대화에서 가상인간이 실제인간의 대화리듬에 맞춰 가장 적절한 시기에 고개만 가볍게 끄덕여준다거나 웃어준다거나 하는 등의 단순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은, 실제인간 사이에서 행해지는 사회적 활동을 효과적으로 하게 하는 방식 그대로를 반영하는 것이다.

 

 다시 언급하지만 가상인간 개발과 관련한 테크놀로지의 한계로 인해 가상인간을 형성하는 여러 요소 간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즉, 컴퓨터그래픽 자체의 기술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한 발전을 이루어 가상인간의 모습을 실제인간과 거의 유사하게 구현해낼 수 있다. 그러나 가상인간의 사고, 인지 및 분석 능력 등과 불어 자연언어처리 등의 기술이 아직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으므로 실제인간과 거의 유사한 모습을 지닌 가상인간의 사고나 말, 행동 등이 실제인간이 보여줄 수 는 정도까지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렇게 불균형으로 빚어진 가상인간을 실제인간이 기이하게 느끼게 되는 현상을 ‘Uncanny Valley’효과라고 일컫는다. 이런 현상의 초래를 방지하기 위하여 CASA 패러다임에 입각한 효과적인 사회 심리적 요소들을 가상인간 연구 및 개발 시에 활용하는 것이 더욱 고무되어야 한다고 본다.

 

실제인간과 유사한 크기와 모습을 지니는 가상인간은 사고 및 감정을 표현하며, 언어 및 행동을 구사할 수 있는 개념으로 연구되고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편집자주)

 

무한한 인내의 심리 상담사, 가상인간


상기에 언급한 가상인간의 활용사례 중 특히 심리 상담과 관련한 가상인간의 연구 및 개발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가상인간 관련 테크놀로지의 한계를 사회심리학적 요소를 적절히 적용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와 달리 심리 상담에서는 우선 상담사가 상담고객의 자기고백을 잘 들어주는 것이 임무이다. 상담사의 역할이 단순하게 상담고객의 자기고백 경청에서부터 고난이도의 상담을 하는 것까지 여러 단계로 분류될 수가 있겠는데 가상인간이 상담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상담고객의 어떤 자기고백이던 간에 무한한 인내심을 갖고 경청해줄 수 있다는 점과 상담사의 선입견이나 주관적인 가치관에 의거해 상담고객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들은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상담고객의 익명성을 보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겠다.


 현재의 가상인간 관련 테크놀로지가 지니는 한계점들을 고려해볼 때 가상인간의 상담사로서의 역할은 아직까지 상담고객의 자기고백 경청과 더불어 상담고객 심리상태 증상에 의거한 관련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추천하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실제인간 상담사와의 고난이도 상담을 권유하는 정도의 수준에서 그 활용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겠다. 가상인간 상담사는 상담고객의 자기고백에 응대하는 간단한 감정표현, 언어 및 행동을 통한 피드백 등을 구현함으로써 이와 같은 시나리오를 가능케 하고 있다.


삶의 동반자로서의 가상 인간 - 더 넓은 영역에서의 가상인간


 상담형 가상인간 시나리오를 통해 실제인간 생활에서의 가상인간의 활용을 살펴본 바와 같이 가상인간은 실제인간 생활에서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는 가치를 보유한다. 실제인간의 생활을 이롭게 하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가상인간의 활용 매체 또한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경향을 무시할 수 없다. 매체 고유의 성격이 다르듯이 각 매체에 제공되는 가상인간 어플리케이션 또한 매체의 특성을 잘 살려 개발되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장소와 시간에 제한 없는 무한한 상호작용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고려해볼 때 스마트폰상의 가상인간은 실제인간의 상담사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 좋은 친구 같은 삶의 동반자로서의 역할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런 가상인간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실제인간 만큼 완벽할 수는 없지만 가상인간이 실제인간보다 월등할 수 있는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리는 연구 및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본 글의 결론을 맺는다.


1) http://secondlif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