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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대학원 신문사
[116호] 특별한 서강? 특이한 서강! ‘특별함’과 ‘특이함’ 사이에서 소통을 말하다 본문
인터뷰 및 정리 박승일
박승일(*이하 박): 학생들이 학부 총학생회(*이하 총학)나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에 대해 조금은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총학에 대해서는 ‘정치적이고 과격하다’, 그리고 원총에 대해서는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요.
김준환 학부 총학생회장(*이하 김): 그게 전반적인 여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눈 분들은 오해가 있으셨어도 대화를 통해 풀 수 있었습니다. 사랑방 같은 경우는 익명이기도 하고, 또 이해관계나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표면적인 상황만 보고 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의견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학우들 각자가 개인 일정에 쫓겨서 학생자치활동에 관심을 쏟지 못하는 상황적 맥락이 깔려있겠고요.
옥기원 대학원 총학생회장(*이하 옥): 원총의 경우도 학우들께 아직 덜 보여지는 부분이 많아서 그렇다는 생각이에요. 학술 부분이나 연구 환경 부분에 관련한 저희의 정책방안들이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거지요. 물론 이는 저희가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탓도 크기에 올해 원총에서는 최대한 많은 학우들을 만나 저희의 목소리를 알리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보완할 예정입니다.
박: 총학과 원총에 대한 정보가 학우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말씀들이신데, 그렇다면 총학과 원총이 목표하는 올해의 중요한 사업들에는 무엇이 있나요?
옥: 원총의 올해 핵심 기조는 ‘우리, 지금, 만남’ 이에요. 현재 각 학과의 대학원생들이 함께 어울릴 기회가 적은 상황인데,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될 수 있는 소통 구조를 만들어 내자는 취지이지요. 또 우리 학교가 ‘연구 중심 학교’ 라는 플랜을 걸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연구실 공간 및 연구 환경 개선 노력은 별로 안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개선방안을 고민해보고자 하고요. 이와 연관된 것이 학술 지원 사업인데, 학단협이나 논문상과 같은 제도들을 좀 더 견고히 구축해서 학우들의 연구에 도움이 되게끔 제도화할 생각입니다. 한편으로 외국인 학생들의 비중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학생들 또한 한국에서 연구 활동에 쉽게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편성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올해는 크게 네 가지 플랜 ― 만남, 연구 환경 개선, 학술 활동 지원, 외국 유학생 지원 ― 을 축으로 원총을 운영해 나갈 생각입니다.
박: 특히 연구 공간 부족은 예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풀리지 않았던 문제인데,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옥: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대학원생 인원수 1300명에 비해서 연구실 좌석수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심지어 아예 없는 학과들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 심리학과 같은 경우, 올해 15~20명을 모집한 반면 연구실 좌석은 7 자리밖에 없는 식이지요. 그래서 현재 대학행정당국과 국제인문관 이용에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 국제인문관으로 기존 학과들이 옮겨간 후 비게 되는 X관과 다산관의 공간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고민하고 있는데, 여러 학과들의 연구실 환경 수준을 고려해서 저희가 확실한 수요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박: 총학의 올해 사업 계획은 무엇이 있나요?
김: 올해 저희 총학은 ‘8000인의 외침’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강한 총학생회를 강조하고자 해요. 바꿔 말하자면, 학생 자치를 강화하고 학생들의 권리를 신장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고요. 굉장히 상식적인 말이지만, 총학의 기본적인 역할은 우선 학우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한 자리에 모으고, 그 후 이에 기초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번 3월 30일 전체학생총회를 총학의 요구안뿐만 아니라 단과대 및 동아리 연합회 등의 단위별 요구안, 그리고 지지 성명 등과 같은 학우들의 직접적인 요구안들을 취합하는 자리로 만들고자 해요. 그동안 전체총학생총회 개최가 불발된 이유가 학생회의 요구안만 논의되었지 학우들의 실질적인 요구는 논의되지 않아서 괴리감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거든요.
박: 지금까지 몇 년 동안 성사가 안 된 거죠?
김: 학보에서 찾아본 바로는 21년 동안 성사가 되지 않았어요. 어쨌든 전체학생총회에서 여러 요구안들을 취합해서 학교에 제출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요청할 겁니다. 그 요구안이 받아들여지면 좋은데 만약 학교 측이 다른 협상안을 제시하거나 혹은 이런 저런 이유로 특정 요구를 못 들어주겠다고 하면, 이 두 가지 대답을 취합해서 다시 전체학생총회 안건으로 가져갈 계획이에요. 많은 학우들이 모인 자리에서 재차 의사를 물어보는 거지요. 예컨대 ‘학교에서 이러한 협상안을 제시했는데 받아들일까요, 아니면 요구안 실현을 위해 공동행동을 하시겠습니까?’ 하는 식으로요. 총학은 이렇게 모인 학우들의 목소리를 큰 틀로 삼아 운용될 예정입니다.
박: 21년 동안 개최되지 않았다면 그게 22년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데요. 올해는 전체학생총회가 성사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김: 올해 저희 요구안의 가장 큰 쟁점은 등록금 문제에요.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2009년을 회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홈플러스 문제가 불거졌을 때 ‘대학의 상점화’에 대해서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었는데 학우들의 표면적인 여론은 굉장히 안 좋았어요. 홈플러스가 들어오면서 국제인문관도 지어준다는데 왜 그러느냐 하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지요. 하지만 그 당시에도 개인적으로 바빠서 직접적인 의견 표명을 하지는 못하지만 옳은 일에 대해서 공감하는 학우들은 굉장히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체학생총회와 총투표를 진행한 결과, 많은 학우들이 저희의 문제의식에 동의를 해주셔서 홈플러스 입점을 막아낼 수 있었고요. 등록금 문제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많은 학우들이 등록금 때문에 고민하면서도 등록금 투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세요. 하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등록금 책정 과정부터 결정까지 너무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학교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분노하시는 학우들 또한 많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이번 전체학생총회에 저희와 뜻을 같이 하시는 많은 학우들이 꼭 참석해 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뷰 이후인 3월 30일, 1222명의 참석으로 정족수 928명을 채움으로써 22년 만에 전체학생총회를 개최하는데 성공했다.)
박: 학우들과의 ‘소통’ 문제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소통을 이뤄낼 것인가 하는 점인데요. ‘만남’을 기조로 내세우시는 원총의 구체적 계획은 무엇인가요.
옥: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은 전체학교 대표자 회의를 통해 각 단과대의 학생대표들 혹은 조교장들을 만나 학기 초에는 의제 설정, 학기 말에는 이에 대한 평가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생각보다 반응들이 좋지가 않았어요. 물론 최소한의 만남을 통해서 다양한 얘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이 모자랐던 탓도 있겠지만, 학우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양적으로 많이 부족했던 것도 한 이유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저희는 각 연구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학우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해요. 많이 돌면서, 접촉면을 늘여나갈 계획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당장 이번 1학기에 예정되어 있는 대학원생 한마당 행사는 원생들의 참여율이 가장 높은 행사이기 때문에, 저희의 이런 계획을 여러 형식으로 실행해 보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자리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박 : 같은 질문을 총학에 드린다면요.
김: 우선 학부의 소통 체계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단과대 회장들 및 기타 협의회 장들이 모여서 한 주간 상황 공유와 해나갈 일들에 대해 논의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논의된 얘기를 단과대 회장들이 화요일쯤에 열리는 단과대운영위원회에서 과, 섹션 회장들과 함께 논의하고, 재차 과나 섹션으로 얘기가 퍼져나가는 체계에요. 중운위에서 단운위 그리고 과운위/섹운위로 이어지는 체계 자체는 잘 잡혀 있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문제는 논의의 확산 및 단위별 의사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중운위에서 논의되었던 안건이 단과대 단위나 학우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고, 또 그래서 안건이 기층으로 퍼질수록 전달이 잘 안돼서 총학의 사업이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거부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단과대 과장님들이나 학우들을 만나서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는데, 그게 물리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에요. 물론 이번 총학에서는 정책적으로 일주일에 30분씩 학우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운동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지금의 체계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기능하게끔 만드는 것이 저희의 올해 목표입니다.
“재단 적립금 보다는 민주적 의사소통 과정의 정착이 더 귀중한 자원이라는 생각입니다.”
박: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가 등록금 문제인데요, 최근 2년 동안 다른 학교들이 동결을 하는 가운데 우리 학교는 2.9%가 올랐죠?
김: 네, 전국적으로 170여개 대학이 동결한 반면, 우리 학교는 작년에 이어서 또 등록금이 올랐어요. 그런데 저희가 낸 자료집에 실린 등록금 인상 반대 근거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번 등록금 인상은 학교가 노력해야 할 일을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에 불과해요.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는 사실 꽤 됐잖아요? 비단 한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니기에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예산을 늘리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고요. 이렇게 사회적 움직임이 폭넓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렇다면 학교 또한 학생들을 위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된다고 봐요. 하지만 지금 학교는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요.
박: 등록금 인상을 반박할 구체적인 근거들을 몇 가지만 제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 학교의 등록금 인상 명목 중 하나는 교원 확충이에요. 그런데 학교 정보 공시에 따르면 학교당국이 25명의 교원을 충원한다고 하는데, 그 인원 전부가 정교수인 것이 아니라 일부는 부교수나 조교수 들일 텐데도 25명의 급여를 모두 1억원으로 책정해 놓은 걸 확인할 수 있어요. 굉장히 부풀려진 수치이지요. 또 다른 예로, 학과나 섹션 등 자치 단위에 매년 책정되어 있는 지원금이 천오백만원인데 반해 교직원 체육대회 및 회식 자리에는 하루에 천오백만원이 책정되어 있어요. 이처럼 예산을 분석해보면 그 부당함이 명백하게 드러나요. 저희가 최근에 사립대학의 예산 실무분석을 도와주는 외부 연구소에 회계분석 의뢰를 하기도 했는데, 세부적인 자료는 차치하고 정부 공시자료를 통해서도 굉장히 많은 문제를 짚어낼 수 있었어요. 수입은 적게 잡고 지출은 크게 잡아서 그 차액을 적립금으로 돌리는 경우는 흔했고요. 자세한 내용은「등록금 인상, 그 실상을 파헤친다」라는 자료집에 나와 있습니다.
옥: 대학원생들의 경우 조교나 연구보조활동을 하기 때문에 학부생이 갖는 등록금 부담 정도와는 조금 다를 것 같아요. 하지만 원총 또한 총학의 문제의식과 입장에 십분 공감해요. 따라서 저희도 등록금 문제에 있어서 총학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총학이 목소리를 낼 때 힘을 실어줄 거라는 약속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소 주변적인 얘기를 덧붙이면, 등록금을 통한 표면적인 학교의 발전, 즉 유명교수를 초빙하고 건물을 증축하는 것이 학교 발전이 아니라 이러한 갈등을 학생들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생들의 권익 신장과 자부심 고취가 곧 학교 발전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요. 재단 적립금 보다는 민주적 의사소통 과정의 정착이 더 귀중한 자원이라는 생각입니다.
“학교가 추구하는 특별한 서강이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학내 구성원들과의 공유나 논의도 없는 독선적인 결정에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어요.”
박: 학생들과의 소통보다 정작 학교당국과의 소통이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총장님은 여러 자리에서 특별한 서강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셨어요. 그런데 특별한 가치를 내세우셨던 총장님이 소통에 대해서는 모르쇠하고 계신 것 같아 참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옥: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오히려 서강의 진보성이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강 공동체원들과의 소통을 토대로 학교를 운영하시겠다고 하셨는데, 학생들의 기본적인 권익을 보장해주지도 않고 거기다가 목소리 자체를 들으려는 자세가 없으신 것 같아요.
김: 얼마 전 교수협의회에서 설문을 했어요. 그 결과를 보면, 대다수의 교수님들께서 학교 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시고, 또 이종욱 총장님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80% 넘는 분들이 부정적이세요. 학교의 독단적인 행정 운영에 대해 서강 공동체의 불만이 점차 쌓이는 형국인 거지요. 독단적인 운영의 예로, 내년도 ‘지식융합학부’ 신설문제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Art and Technology)와 국제한국학과를 축으로 하는 지식융합학부를 신설하기 위해 인문학부와 커뮤니케이션학부 정원 일부를 줄이자는 안건이 교학위원회, 그러니까 대표 교수님들이 모인 자리에 올라왔는데, 많은 이견들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학교 측은 밀어붙이기 식으로 통과시켜 이를 대학평의원회에 상정했다고 들었습니다. 대학평의원회는 각 조직의 대표자가 학교의 결정에 대해서 자문하고 심의하는 자리에요. 만약 문제가 발견되면 재검토하라고 돌려보낼 수도 있는 자리인데, 그 안건에 대해서 재차 많은 이견이 오고갔음에도 불구하고 ‘대학평의원회는 구성원들의 의견만 듣는 자리다’라는 식으로 이 또한 일방적으로 통과되어 버렸어요. 서강대학교 정관에 보면 분명 대학평의원회에는 학교의 특정 사안에 대해서 심의, 의결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고 나와 있어요. 하지만 그러한 정관조차 무시되고 있는 거죠. 이러한 상황을 보면 학교가 추구하는 특별한 서강이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학내 구성원들과의 공유나 논의도 없는 독선적인 결정에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어요.
옥: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저희도 여러 루트로 자주 접해왔고 또 이에 대해서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민주적인 의사소통 기구가 부재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 존재하는 시행세칙과 학교법규 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앞으로 확실하게 문제제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박: 마지막 질문으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대학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일반과 강하게 결부되어 있는 것이 ‘세대론’ 인데요, 두 분은 ‘20대’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김: 저는 긍정적인 입장이에요. 학비를 위해서 유흥업에 뛰어들거나 혹은 자살을 선택하는, 정말 20대가 살기 어려운 시대이긴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과거에는 자기계발 서적이나 재테크 서적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20대들 사이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혹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 정의를 찾고 사회 경제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경향이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또 홍대 미화 노동자 사태에서 대학생들이 같이 참여하고 연대해서 협상을 따낸 경우처럼, 많은 대학생들이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대학생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보다는 이들의 이러한 긍정적인 움직임들을 어떻게 보다 잘 이끌어 낼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문제일테지요. 그것이 제가 가지고 가고자 하는 화두입니다.
옥: 희망은 있다는 의견에는 공감을 해요. 하지만 한편으로, 20대가 좀 더 깨인 시각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항상 아쉬운 것은, 20대들이 눈에 보이는 한계를 너무나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보다 심층의 사회구조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것에 매몰되어 순응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특정한 목표, 예컨대 대기업에 가기 위해 경쟁하면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또한 20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 문제를 향한 새로운 시각과 자각, 즉 구조자체를 문제 의식화하도록 하는데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가 저의 고민이에요.
“대학생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보다는 이들의 이러한 긍정적인 움직임들을 어떻게 보다 잘 이끌어 낼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문제일테지요. 그것이 제가 가지고 가고자 하는 화두입니다.”
박: 두 분께서 공통적으로 제기하셨듯이, 민주적 소통에 대해 재차 공론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학생들 간의 소통, 학교와의 소통, 총학과 원총 간의 소통, 그리고 학내 매체인 학보를 통한 소통 등,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해요.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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