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대학원 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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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호] 대학원언론사 공동기획 (대학원언론의 현주소)

dreaming marionette 2017. 10. 18. 10:55

[대학원언론사 공동기획] 대학원언론의 현주소

 


 

지난 3, 서울대 학보사 대학신문은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에 관련한 기사의 분량을 적게 다루라는 압박을 받아온 점을 밝히고, 신문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학교에 관한 비판 기사를 다루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편집에 참여가 가능한 신문사 사례도 비일비재로 들려온다. 대학원보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고려대학원신문>의 주최로 서강, 경희, 고려, 동국 등 4곳의 대학원신문 편집장이 모였다. 대학 언론의 위기,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양계영 기자(urstar2016@sogang.ac.kr)

 

  

 

1980년대 대학언론은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맡았었다. 독재정권에 맞서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했었고, 이는 학우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하지만 시대가 변하게 됨에 따라 대학신문의 환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학언론에게 교내 홍보 기사만 쓰도록 부서를 개편한다거나, 예산을 줄여 발행횟수를 줄이도록 하는 움직임이 그 예시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원 신문사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도 일맥상통하게 이어진다.

 

 

대학원신문의 재정과 인력문제

 

<고려대학원신문>의 경우, 신문 운영 재정과 관련한 문제에 입을 열었다. “재정을 올리기 위해 대학원장님께 찾아간 적이 있었어요. 예산과 관련된 고민을 말씀드리니 학술적인 내용을 안 싣는데 우리가 예산을 어떻게 올려주냐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대학 신문들이 학교 본부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편집권에 대한 침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편집장들의 공통적으로 꼽고 있는 문제점이다. 동국대학원신문의 경우, 2007년부터 교내 신문이 미디어센터 소속으로 변경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동국대학원신문> 김세연 편집장은 재정 및 편집권과 관련하여 학교와의 일어나는 갈등, 그 중에서도 2-3면 보도에 관한 언쟁에 대해 입을 떼었다. “학술을 다루는 면에는 별 말 안하는데 보도에 관해서는 학교기관과 언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편집권을 주장하면 우리에게도 개입 권한이 있다고 답변이 오죠. 그러면 이야기의 흐름이 근본적인 이야기까지 할 수 밖에 없게 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왜 이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하고 있어야 되지?’

 

인력에 대한 문제도 피할 수 없다. 대학원신문에 대한 관심은 신문사 기자를 자처하는 대학원생의 수와도 연결된다. 신문사 구성원이 줄어들면서 남은 이들의 업무가 늘어가는 것은 모든 대학원언론사들이 매년 겪는 악순환이다. 현재 <서강대학원신문사><동국대학원신문사>3명의 편집위원이 모여 신문을 제작하고 있고, <고려대학원신문>5, <경희대학원신문>7명의 편집위원이 기획부터 신문 발송까지의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편집위원이 적은 경우, 콘텐츠를 다양화하려는 시도나 적극적인 신문 홍보에 대한 어려움이 따른다. <고려대학원신문>은 기자들 또한 대학원생이다 보니, 연구와 신문 제작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꾸준한 독자 확보는 중요한 문제인데, 아무래도 공부도 병행하다 보니 새로운 시도가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줘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1 | 좌부터 고려대학원신문, 동국대학원신문, 중앙대학원신문, 서강대학원신문의 모습.

 

학술지와 비판지, 그사이에서

 

네 곳의 편집장이 모인 만큼 각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신문이라는 매체적 특성이 가진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 의제중 하나였다. <서강대학원신문>의 경우 신문 인쇄 이외에도 다음 티스토리를 통해 신문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본 홈페이지에 유입되는 검색어 통계 1위는 논문 잘 쓰는 법이다. 대학원생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지 참고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다음 신문 기획의 방향성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동국대학원신문>의 경우, 원우들와 소통하는 수단으로 페이스북 동영상 라이브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작년 본관점거 사건 때 편집위원들은 동영상 촬영을 통해 해당 사건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대학원생에게 유익한 꿀팁을 담아달라는 요청도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정도까지 밀착형으로 써야 하는지 고민이 되기도 해요.”

<경희대학원신문> 유혜선 편집장의 경우 대학원신문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제가 신문을 만드는 기준은 파격이에요. 신문의 앞쪽에서 특정 의견을 옹호하는 글을 실었다면, 신문의 뒤에서는 반대하는 방향을 싣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기자의 생각에 맞춰서 원고청탁이 들어가게 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신문을 가로로 실어볼까?’ ‘신문의 레이아웃을 바꿔볼까?’ 각 호의 신문이 지닌 문제의식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금도 대학원 신문 편집위원들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점점 사라져가는 대학원신문,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 필요

 

이어 <경희대학원신문> 유혜선 편집장은 원우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방안으로 매 호 신문이 발간될 때마다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여론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신문을 쓰는데 결국은 원우들의 관심도에 대한 문제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신문을 메일로 발송해도 결국 안볼 사람은 안보게 된다는 거죠.” 어떤 매체적 특성보다는 대학원 신문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문제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 신문에 대한 원우들의 참여도가 낮다는 점에서 네 명의 편집장 모두 아쉬움을 표했다. “가끔 잘 만들고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요. 가끔 외부적으로 잊혀진 신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시는 원고가 없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원고료도 높였는데, 그 점이 항상 아쉽죠.”

학술운동 세대의 신문과, 현재 대학원신문을 접하는 세대가 가지고 있는 관심도의 크기는 확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지닌 문제점을 공론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신문의 역할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네 편집장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동국대학원신문> 김세연 편집장은 종이 신문이 지닌 권위에 대해서 말했다. “물론 종이신문이 시의성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학교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문 내용을 가지고 항의를 하는 학생의 경우도 있다는 점이에요.” 연이어 <경희대학원신문> 유혜선 편집장은 최소한의 문제의식을 대학원생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마저 얘기를 안하면 아무도 대학원생에게 관심이 없어요. 수료생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도 그렇고요. 우리 학교의 경우 기숙사 입사 비율이 낮은데, 그것도 이맘때쯤 언급을 하지 않으면 다음에도 늘 같은 문젯거리로 남아있어요.”

대학원신문사에 닥친 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문 제작 구성원들이 최근 미디어의 특징에 대해서 이해할 뿐만 아니라, 대학언론이 학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중요하다. 원우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이 신문의 목소리에 참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기사의 내용과 질질적 측면에서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 대학원신문이 나아갈 방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