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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떻게 외국인 유학생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_외국인 유학생과의 상생 발전을 위한 SNS의 순기능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JINxianmei

 

‘대학 교육의 위기’라고들 한다. 정부와 대학은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01년 부터 시작된 ‘Study Korea Project’ 활동이 그 시발점이었다. 이후 2012년 과학기술교육부에서는 한 단계 진화된 ‘Study Korea 2020 Project’ 를 추진하였고,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고자 노력했다. 이 야심 찬 계획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하였지만, 전반적으로는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방역 정책이 완화된 올해부터는 기존에 입국하지 못했던 외국인 유학생도 입국할 수 있어졌기에 대학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외국인이 증가한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외국 인이 증가하면 관련 경제와 산업도 같이 부흥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은 일정한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되고, 일부 산업은 부족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다. 명동 쇼핑거리만 해도 2022년 10월 현재 외 국인으로 붐비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국내 외국인 유입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눈살을 찌푸린다. 외국인 유학생을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의 주요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하고, 인원 이 가장 많은 중국인 유학생은 ‘학위 구매 관광객’의 프레임을 씌워 매도한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 생의 수가 증가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수업의 질 하락과 유학생 범죄를 우려하기에는 직접적 인 증거가 부족하다. 일부 사람들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찍은 갖은 낙인과 사회적 부당함은 국 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문화 적응은 개인 삶의 제반에 영향을 미친다. 문화 적응은 이 세상에 태어난 그 어떤 누구 라도 피해 갈 수 없다. 인간은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성인으로서 사회화가 된 이후에도 자신이 속 한 집단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고유한 자아를 형성하며, 그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끊 임없이 거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회문화적 적응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문화와의 접촉을 통해 새로운 것을 터득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 다. 현대사회에서 국제 환경의 변화로 이와 같은 문화적 충격을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집단은 바로 이민이나 난민, 해외 취업, 유학과 같이 해외 이동을 기반으로 한 문화적 접촉이 이루어지는 집단 과 그 구성원이다.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의 공부를 시작한 외국인 유학생들은 문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문화충격(culture shock)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불안이나 우울, 소외감 및 절망감, 정체성 혼란, 신체적 증상을 포함한 내적 및 외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의 문제를 대 하는 오늘의 사회적 현실은 대부분 개인적인 노력을 바라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에 유학생 들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정부의 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모든 외국인에게 있어 한국은 ‘기회의 땅’이나 다름없다. 그들에게 한국은 ‘동경하는 스타’의 나라이고, ‘맛있는 음식이 많은’ 나라이며,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불평 등의 땅’이기도 하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동질적인 민족문화 특성이 유지되었다. 하지만 세계화와 더불어 많은 외국인이 유입되면서 외국인과의 접촉이 급증하게 되었으며,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7년에 유엔으로부터 실질적인 다민족 성격을 가진 사회로 인정하기를 권고받았다. 그런데 도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다문화에 대한 인종차별주의가 만연하다. 유학생 집단은 성공적인 유 학 생활을 위해 스스로가 꼭 주류 문화와의 접촉을 시도해야 하는 환경에 처해있다. 유학생들은 한국과의 문화적 차이가 가져오는 어려움과 같은 문화 진입 스트레스를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 는 데다가 학업 스트레스, 교우 관계, 교사와의 관계 등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할 경우 유학생들은 주관적 안녕감이 낮아지고 우울감이 높아 지는 등의 심리적 문제를 겪을 수 있고, 심각하면 정신질환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유 학생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단순한 학업 스트레스가 아니라 가족, 문화, 가치관 등 다양한 개념 이 통합된 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으며, 그에 대처하는 능력이 궁극적으로 유학생들의 심리적 성 장과 행복에 영향을 준다. 
이와 관련하여 디지털 미디어의 긍정적인 기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 은 사람들이 언어적 및 비언어적인 소통이 진행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 션을 통해 미디어 심리적 공간을 형성하고 공유하기도 한다. 특히 지인들과의 공간적 괴리를 겪고 있는 학생들은 디지털 미디어가 제공하는 심리적 공간에 의존하여 정보를 추구하거나 향수를 달 래고 있다. 볼 로케치(Ball-Rokeach)에 의하면 사람들은 외부에 대한 위협이나 불확실성이 커질 수록 정보 추구 욕구가 커지므로 미디어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또한, 유학생들의 문 화 적응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미디어로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역할도 주목해볼 만하다. SNS 는 시공간의 구애 없이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으므로 유학생들은 SNS를 통해 향수를 달랠 수도 있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처럼 시공간의 제한이 없는 소통의 가능성, 접근의 용이성, 이용의 편리성, 낮은 비용과 같은 특징들은 사회문화적 차이로 인한 유학생들의 문화 적응 과정의 스트레 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택이라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SNS에서 형성되는 인간 네 트워크의 역할이 중요하다. SNS 친구는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잘 알고 있는 사이일 수도 있으며 또한 인터넷으로 처음 연락하게 된 사이일 수도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네트워크는 개인에게 사회적 지지를 제공해준다. 사회적 지지는 개인의 정신적 외로움을 감소시키며, 자아정체성을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본국 친구들과의 SNS 상호작용보다, 한국인 친구들 과의 SNS 상호작용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지지를 얻고 주관적 안녕감을 지각하게 됨이 연구를 통해 검증되기도 하였다.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필자 역시 한국인 친구들과의 SNS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지지감과 주 관적 안녕감이 증가했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유학생이 이와 같은 순기능을 제대로 이 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원생으로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여러 유학생 의 사례를 봐왔지만, 적극적으로 한국인 친구들과의 SNS 상호작용을 하는 친구는 소수에 불과했 다. 대부분의 유학생은 한국인들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들과 친구가 되 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일부는 차별과 배척의 시선에 괴로워하며 본국으로 돌아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환경 에 두렵지만 맞서야 할 필요가 있다. ‘문화적응이론’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충 격’을 받고 회복을 받는 과정에서 사람은 적응한다. 그 외에도, 외국인 유학생과의 상생 발전을 위 해서는 한국인 대학생들도 새로운 문화를 수용할 줄 아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이 더 많아지게 되면 그 문화에 역으로 적응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SNS의 순기능을 이용한 여러 교류 행사가 많아지면 도움일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 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미래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