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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대학원 신문사
[154호] 코로나19, 공연 예술 지원 속 사각지대 본문
오유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공연예술계 의 상황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공연예술계는 지난 4월 내한공연 배우의 확진으로 공연 조기 폐막 및 취소가 한차례 일어난 후 여름 동안 서서히 상황이 안정되고 있었지만, 8월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현재 한층 심해진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공연장, 온라인 플랫폼, 예술인 등의 대상별로 다양한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의 종류와 규모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고려돼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다. 이에 8월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악화된 현황과 공연예술계가 모색하고 있는 방안들, 그리고 그 안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객석 거리두기 의무화 :
적자가 예정된 민간 공연장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한창 증가하던 중, 8월 19일 첫 국내 배우 확진자가 나왔다. 해당 배우는 연극과 방송에 동시 출연을 하는 중이었으며, 그날 해당 배우가 참여하던 연극의 극단 인원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드라마 제작이 중단되는 등 파장이 크게 일어 났다. 배우들은 연습 및 공연 준비를 하던 중 소속사 직원 혹은 동료 배우의 확진 소식을 듣고 즉시 검사를 받으러 가야 했으며, 이로 인해 연습 도중 진행을 중단하고 연습실 방역을 하는 등 전에 없던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그 주의 주말, 공연계에서는 이틀 동안 10작품 넘게 공연 취소 및 조기 폐막이 일어났다. 4월에 이미 한차례 조기 폐막 및 공연 중단이 일어났던 것과 그 양상은 비슷했지만 진행 속도와 심각성은 한층 심해졌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8월 16일 2단계, 8월 30일 2.5단 계로 격상되면서, 공연장의 객석 거리두기에 대한 서울시의 공문이 내려왔다. 기존에는 국공립 극장에서 의무로 객석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민간 공연장에는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 격상으로 소극장을 포함한 민간 공연장 또한 의무가 되었다. 대부분의 공연은 손익분기점을 고려해볼 때 객석 점유율이 70% 이상, 초연작의 경우 평균 60%가 나와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이다. 객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하면 객석의 50%만 예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 회를 올릴수록 전석 매진을 시켜도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공연 취소가 발생했으며, K방역 성공의 상징으로 보이던 공연계가 결국 셧다운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대관료 지원 사업 등을 통해 공연예술계는 아직 지속되고 있으며, 9월 18일 기준 예술의 전당의 경우 개관 이후 최초로 연말까지 대관료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소극장 공연의 경우 운영 현실에 비해 지원 규모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중소극장 공연들은 객석 배치 자체를 다시 하거나 연석 판매를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으며, 객석 거리두기가 완화되기를 기다리면서 손실을 감수하고 공연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공연 확대 :
공연 예술의 현장성과 수익 창출 구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연예술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영상화 및 비대면 공연의 증가이다. 우선 올해 공연예술 관련 축제 및 행사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서울국제 공연예술제의 경우 온라인 중계로 진행될 예정이고, 전국 각 지역의 문화재단은 온라인 공연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공연 대관 지원 공모 사업 등 비대면 공연에 맞는 지원 또한 증가 하고 있다. 9월 초에는 매일 1편씩 안방에서 관람한다는 모토로 네이 버TV와 V-LIVE를 통해 온라인 뮤지컬 페스티벌 ‘K-뮤지컬 온에어’가 진행된 바 있으며, 방역 당국은 추석 기간 동안 네이버 TV, 유튜브 등을 통해 국립기관, 민간단체 등의 연극, 오페라, 뮤지컬, 퓨전 국악 공연, 비언어극 등의 다양한 공연들을 특별 중계·방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점차 온라인 공연 플랫폼을 구축해가는 공연예술계는 공연예술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현장성의 구축과 온라인 공연을 통한 수익 창출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이돌 콘서트의 경우에는 나름의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네이버와 합작하여 전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콘 서트 ‘Beyond Live’를 진행하여 약 24억 원의 수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해당 콘서트는 AR기술을 이용하여 인터렉티브 소통이 가능한 공연을 진행하였다. 유료로 진행된 Beyond Live는 오프라인 공연의 3분 의 1 가격으로 판매되었으며, 가수들의 공연 화면에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의 얼굴이 함께 나오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현장성과 소통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었다. 이후 진행되었던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방방 콘’ 또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며,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 먼트는 이후 Beyond Live를 합작으로 진행하기 위해 세계 최초 온라 인 콘서트 회사 ‘BLC’를 설립하였다.
이처럼 콘서트의 경우에는 공연이 단기간 진행된다는 점, 전세계 팬들을 타겟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인터렉티브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하여 높은 수익을 올리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뮤지컬과 연극 등 기타 공연예술 분야는 이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 콘서트 형식이 아닌 공연예술은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의 콘텐츠를 그날그날 다른 배우 캐스팅으로 장기간 진행하며, 라이선스 공연으로 따로 제작되지 않는 이상 기본적으로 국내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위의 경우와 다르게 온라인 공연이 진행될 경우 관객이 직접 개입하거나 색다른 현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아직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다. 뮤지컬과 연극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네이버TV, 유튜브 등을 통해 무료로 공연중계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공연을 진행하며 티켓수익을 받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뮤지컬과 연극 분야에서도 유료 온라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추석 이후 유료 온라인 공연을 선보이는 뮤지컬들이 계획되어 있으며, 이는 오프라인 공연의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사전에 촬영한 영상을 일정 기간 동안 감상한다는 점, 이전에 무료로 생중계가 진행되어 왔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관객들의 호응에 따라 점차 공연예술에 맞는 온라인 공연의 모습을 찾아가 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 지원 사업과 고용 보험 :
사각지대에 위치한 청년 예술인들
공연장 대관, 온라인 공연과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역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연극, 무용, 뮤지컬, 전통 예술 등의 분야에서 인력지원 사업이 진행되었으며, 오는 12월부터 예술인의 고용보험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시행령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현장 경험이 적은 예술인들은 지원 사업 및 고용 보험 확대의 적용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즉 이들은 스스로를 예술인으로 정체화하지만 예술인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선 인력지원사업을 살펴보면 ‘2020년도 하반기 공연예술활동을 계획하고, 이러한 활동을 위해 공연예술인력을 채용하고자 하는 단체 및 개인’을 모집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때 단체의 경우 ‘단체의 법적 성격을 증빙할 수 있는 민간 공연예술단체’로 규정하였으며, ‘1인 이상 개인그룹으로 일정한 공연예술활동 실적 및 활동계획 이 있으면 공모 신청 가능’으로 표기되었다. 해당 사업에서는 심사기 준도 단체와 개인에게 동일하게 적용 되었는데, 지원 서류에는 2019 년의 단체/개인 활동 실적 및 성과(국내외 공연 창작, 제작 등 주요 활동 실정 및 성과), 예술 단체/개인의 2020년도 하반기 활동 계획 (당해 연도 하반기 활동 계획의 예술성, 충실성, 기대효과 및 공연, 워크숍, 영상제작, 레지던스, 리서치, 제작준비 등 활동계획 평가), 예술 인력 고용 계획의 구체성 등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에서 진행 중인 ‘공연작품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의 경우 모집 대상을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5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우선지원대상기업 또는 중견기업 중 특화분야(문화컨텐츠산 업)’으로 하고 있으며, 위의 대상과 더불어 ‘또한 5인 미만의 기업이 라도 문화콘텐츠산업분야 중 다음의 기업을 우선 선정(공연시설 운 영업 / 공연 기획업 / 공연 및 제작관련 대리업 / 그 외 기타 창작 및 예술관련 서비스업 / 공연콘텐츠 및 무대기술과 관련된 품목)’을 모집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모집 대상 및 기준을 통해 아무래도 기성 예술인 및 대형 제작사 위주의 지원이 이루어지기에 용이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정부는 12월부터 예술인들의 고용 보험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시행령을 발표했지만, 적용 대상의 기준을 살펴볼 때 현장 경험이 적은 예술인의 경우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시행령에 따르면 문화예술 용역 계약으로 얻는 월평균 수입이 50만원 미만이면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둘 이상의 계약을 맺은 경우 합산 소득이 50만원 이상이어야 고용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 공연에 참여하며 월평균 50만원 미만인 경우 나머지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는 현실에서 동시에 두 개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관행이 고착되어 있는 분야의 프리랜서 역시 새로운 확대 적용에 해당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고용부는 이러한 한계와 관련하여 10월 중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11월쯤 정부안이 나올 것으로 밝혔다.
코로나19로 현장성 및 밀접성이 높은 분야는 점점 어려운 현실에 익숙해지는 분위기다. 본 글에서는 현장성 및 밀접성이 높은 문화 산업 중 공연예술계의 현실과 지원 방안을 공연장, 온라인 지원, 예술인의 측면에 따라 살펴보았고, 지속적으로 고려할 점들을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어려운 상황에 맞게 다양한 지원 방향이 나오고 있지만, 그 안에서 놓치고 있는 점들을 계속해서 발견하고 보완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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