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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호] MZ세대의 특성과 언어 사용 연구

compeeu 2024. 10. 24. 17:00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박순형

<출처: X(구 트위터)@kim_tofu_>

 

  MZ세대는 최근 사회적 관심의 증가 추세에 있으며 최신 트렌드의 중심에 서서 향후 사회의 주역이 될 세대이다. 이들이 소비와 경제활동의 주축으로 부상함에 따라 독특한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에 따른 기성세대와는 다른 삶의 방식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MZ세대는 기본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의 정보통신기술에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SNS를 통한 사회적 관계가 일상화되어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사회적 이슈나 가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MZ세대의 이러한 가치관과 소비성향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M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인터넷과 같은 IT 기반 디바이스에 능통하며,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주로 일상생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활동하고 있기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맞게 글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하며 이를 통해 정보를 얻고 TV보다는 유튜브를 주로 시청하며 SNS를 통해 정보 공유 및 자신의 감정까지도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MZ세대는 개성과 자아실현을 중요시하고 주체적인 사회의식으로 다양한 문화를 수용(박세린 2018)하며, 자아 표현의 욕구가 강하고 자신의 가치를 중요시(서수진 2020)한다. 이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며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중요하다(이재경 2020). 즉, 물질적 소유보다 경험과 즐거움을 통한 심리적 만족감을 중요시하여 자신의 행복과 의미 있는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이예슬 2020)하며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또한 중요시(서수진 2020)한다.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로서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지만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안다. 또한, ‘플렉스(Flex)’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가치 있는 소비도 할 줄 아는 세대이다. 삶에 있어 워라밸을 추구하며 서로 극점에 있는 듯한 개념인 욜로(Yolo)와 파이어(FIRE)적 특성을 동시에 지니기도 한다. 이렇듯 MZ세대의 전반적인 특징은 다양성 속에서 유연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세대답게 특징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정반대인 요소들의 집합처럼 보이지만 이 특징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잘 조화되어 긍정적인 형태로 승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MZ세대를 이해하기에 유용한 특징이 ‘에코이스트(Echoist,나르시시즘으로 잘 알려진 나르시스와 ‘에코(Echo)’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이는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타인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을 잘하면서 자신의 의견과 생각보다 타인의 의견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에코이스트 체크리스트>

1  나는 주목받는 것을 싫어한다. 
2  문제가 생기면 내 탓부터 한다.
3  유독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다.
4  남한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한다.
5  타인과의 갈등을 회피한다.

  

  위의 5가지 항목에 해당한다면 MZ세대로 볼 수 있고 각 항목은 연결고리처럼 MZ세대의 특징을 설명해 준다. ‘주목받는 것을 싫어한다’에서 이들은 대인관계에서 주고받는 관심이나 본인이 원하지 않는 주변의 관심을 싫어함을 알 수 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기를 바라고 타인과 자신을 분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내 탓부터 한다’에서는 이전 세대는 문제나 갈등 발생 시에 나에게서 원인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타인에게서 찾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MZ세대는 기본적으로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특징을 보인다. ‘유독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신에 자기 자신에게 과할 정도로 높은 잣대를 대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남한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한다’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자신도 피해를 보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이고 T.M.I.(Too Much Information)을 싫어한다. ‘타인과의 갈등을 회피한다’에서 보면 갈등 상황이 발생하며 정면돌파를 하기보다는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세대 간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MZ세대는 주목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갈등을 회피하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기에 문제가 생기면 내 탓을 하고 남한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특징을 가진다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대면 상황보다는 비대면 상황을 선호하고 소셜 미디어 안에서 자신을 더 잘 표현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MZ세대와의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언어 사용이다. MZ세대의 언어 사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는 MZ세대가 이끄는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합성어로, 휴대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를 뜻함)의 시대가 될 것이고 기존과는 다른 의사소통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Z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언어나 표현들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적 특성을 가진 세대답게 소셜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특정 콘텐츠나 문화 요소를 기반으로 나타나는 ‘밈’과 ‘멀티 페르소나’로 나타난다. 


 
MZ세대의 언어와 문화와 ‘밈(meme)’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세대에 걸맞게 MZ세대는 SNS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익숙해진 것처럼 재밌고 유익한 것들은 모두 공유하려고 하는 성향으로 인해 ‘짤’ 또는 ‘움짤’ 속 유행하는 단어나 문구가 MZ세대에게 하나의 인터넷 ‘밈’ 언어로 자리 잡아 사용되고 있다.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는 ‘밈’을 활용하여 틱톡 영상 조회수 1억 뷰를 달성할 정도로 MZ세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코의 ‘아무 노래’를 틀고 춤을 추며 SNS에 ‘#아무노래챌린지’ 해시태그를 달고 올리는 것으로 많은 연예인과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즐기며 참여하였고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엠뚜루마뚜루_MBC 공식 종합채널>


 
또한, MZ세대들은 콘텐츠에 댓글을 하나의 놀이 수단으로 삼아 타인의 댓글을 보고 자기도 남기고 또 동참을 시키면서 변형과 재가공을 통해 하나의 놀이문화를 만든다. 현재 유튜브나 X(구 twitter) 등의 MZ세대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표현을 가장 잘 접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자주 쓰이는 대표적인 밈 표현에는 ‘가보자고’, ‘폼 미쳤다’, ‘-며들다’, ‘너 뭐 돼?’, ‘너 T야?’, ‘..넘어갈게요“, ‘이것 뭐에요~?’, ‘ㅎㅎ 즐거우세요?’, ‘농협은행-놈흐옙흐’, ‘원영적 사고-완전 럭키비키잖아~!’ 등이 있다. 유행하는 ‘밈’은 인터넷에서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여 다양한 요소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MZ세대는 인터넷에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유행하는 사진 속 이미지나 영상 속 자막을 활용한 사진이나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상황적으로 잘 표현한 영상 등을 활용하여 그것을 언어적으로 승화시켜 ‘밈’ 언어로 사용하고 있다.


 
MZ세대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멀티 페르소나(다양함을 뜻하는 ‘멀티(multi)’와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의 합성어)’만큼 적합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MZ세대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은 좋아한다. 이들은 가면을 바꿔 쓰듯이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체성을 보인다. MZ세대가 사용하는 유튜브·인스타그램·X 모두 한 사람당 5개 정도의 계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여 MZ세대들은 본 계정을 두고 적극적으로 부 계정을 활용하여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즐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대부분 본 계정에서는 기존의 본인 캐릭터를 유지하고 일상을 공유한다. 하지만 부 계정에서는 본인이 허용한 팔로워들만 볼 수 있게끔 잠금 설정을 해두고 주변인에게는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부분을 오픈하기도 하며 익명성을 보장받으며 또 다른 일상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만든 새로운 ‘부캐’ 세상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새로운 대인관계의 형성에 있어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결핍적인 부분들을 부캐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MZ세대에게 있어 부캐는 지친 일상의 심신을 회복시켜주는 은밀한 자신만의 휴식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MZ세대의 멀티 페르소나적 특성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줄임말은 기존에도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그 어떤 세대보다도 줄임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세대가 MZ세대일 것이다. 디지털 세대답게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소통하기 위해 길게 말하기보다는 짧게 의미 전달을 하기 위해 줄여서 사용한다. 또한, 본캐를 드러내지 않고 부캐를 활용하는 세대답게 언어 역시도 단어나 문장 그 자체를 드러내며 말하기보다 ‘숨김’의 기능으로 줄임말 이외에도 다양한 합성 방식을 통해 새로운 말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이를 앞음절만 딴 줄임말(구취, 빠태, 영참/댓참/설참, 전공/나공/후공, 반모/반박/반위, 누물보, 갑분싸, 많관부, 할많하않, 쉽살재빙)·앞음절만 딴 줄임말(신꾸/깊꾸/위꾸, 영끌, 주블, 스불재, 렌친실안, 닥눈삼, 핑프, 갑통알, 좋댓구알, 알작딱깔센, 네카라쿠배당토)·의미 이해가 필요한 줄임말(삼귀다, 오저씨, 쫌쫌따리, 쩝쩝도사, 싫존주의, 업글인간, 잼민이, 뇌절, 짬바)·합성 방식의 새로운 단어(고스팅, 롬곡/H워얼V, 갓수/갓생, 있어빌리티, 횰로, 쌉가능/쌉에이블/쌉파서블, 머선129, ASKY, whyrano)·‘탈경계성(trans-boundary)’ 방식의 단어(킹(king)-, 어쩔티비, 폭룡적이다‘ 등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MZ세대에게 멀티 페르소나, 즉 부캐는 틀 안에 갇힌 나를 자유롭게 해주고 사회적 시선이나 체면을 신경 쓰지 않도록 오롯이 ‘나’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해준다. 부캐 속에 자신을 숨겨 자유롭게 표현하듯이 MZ세대의 언어 역시도 줄임말이나 새롭게 만든 말을 사용하며 ‘숨김’의 기능적 역할로 직설적 표현을 자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들의 언어는 불편한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진지한 방식보다는 유머러스한 방식을 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방을 기분을 대놓고 상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의 특성이 언어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지만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솔직한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이들의 언어 사용에서 보이는 특성으로 볼 수 있다.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특징이 함께 공존하여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볼 때 MZ세대의 특징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이러한 세대 차이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고 있는 그대로 다름을 인정해주며 서로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김윤경(2021), 펭수 화법’의 특징 및 의의 탐구 - 사회언어학적 담화 분석을 중심으로 -,《이화어문논집》54, 이화어문학회, 333-361쪽.

박세린(2018), 버질 아블로의 크리에이터 활동에 나타난 Z세대 특성 연구, 국민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서수진(2020), 호텔 선택속성이 고객 만족, 재방문 의도, 추천의도에 미치는 영향 –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예슬(2020), MZ세대의 문화예술 트렌드, 《한국예술연구》 28,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341-350쪽.

이재경(2020), 팀리더의 코칭행동이 밀레니얼 세대 구성원의 직무열의에 미치는 영향:심리적 안전감각과 일의 의미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한양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