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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호] 게임기업의 레벨 업을 위하여: 게임기업의 위기와 위기 대응방식의 변화

compeeu 2024. 10. 24. 17:00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노유정

<출처: 게임플> <출처: 스카이데일리>

 

 

 게임 속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하기 위해 유료 결제를 한 경험이 있다. 유료 결제는 원하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도 있지만 일정 확률로 희귀하거나 능력치가 뛰어난 아이템을 뽑을 수 있는 ‘랜덤 뽑기’ 방식도 있다. 이를 얻기 위해 그 당시 5,000원 상당의 아이템을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시도하며,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러다 뉴스 기사를 보던 중 ‘게임기업 000, 확률 조작 논란’이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다. 3%의 확률로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알고 보니 1% 확률이었던 것이다. 게임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의 확률이 항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조작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니 그동안 쏟았던 시간과 돈이 허망하게 느껴졌다. 추후, 게임기업은 ‘확률 관련 보상’ 공지를 올렸는데 간단한 입장문과 함께 이용자들의 결제 수준에 따라 보상아이템을 차등으로 보상해주었다.

 

 이 밖에, 게임 기업은 다양한 사건과 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이는 게임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고, 결국 게임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게임 기업에서 취하고 있는 위기 대응 방식은 현재까지도 정립되어 있지 않으며,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도 해소하지 못했다. 따라서 게임 기업의 위기대응 방식에 대하여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게임 기업이 가야 할 방향성을 보고자 한다.

 

 게임 기업의 위기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서든어택과 오버워치, PUBG 배틀 그라운드 등 FPS 게임은 에임핵 이슈가 발생하여 게임 이용자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심한 경우 이탈하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또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아이템 강화 실패로 인한 확률 조작 논란이 발생했고, 메이플 스토리는 확률형 게임 아이템에 정확한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고의로 확률을 조작하기도 했다. 특히 이 아이템에 대한 지적이 2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넥슨은 이를 부인하다가 최근에서야 오류를 인정하였다. FC 온라인 은 유저들이 게임 운영방식에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현금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는 집단 불매도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로 인해 나타난 사건 사고도 있었다. PUBG와 뉴진스의 컬래버레이션 과정에서 성희롱 논란이 있었고, 검은사막 악성 유저들이 수년 전부터 검은사막 스트리머에게 집단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고, 가스라이팅, 성희롱 등 범법 행위를 저질러온 사건도 나타났다. 이처럼 게임 기업의 위기는 게임 플레이 중에 나타나기도 했고, 게임 외부 이슈로 인해 발생하기도 했다. 즉, 게임 기업은 내외적으로 위기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 기업은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위기대응을 펼쳤다. 이 전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위기양상에 맞춰 진화해 왔으며, 과거와 현재의 위기대응 방식과 비교해 보면 기업들이 어떻게 상황에 적응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게임기업은 패키지를 구입하거나 월 요금을 내는 형식으로 과금을 유도하였고, 아이템은 누구나 노력한다면 얻을 수 있는 방식을 택하였다. 예를 들어, '울티마 온라인’이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초기 온라인 게임은 월 접속 요금을 주 수익원으로 서비스했었다.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유저들은 공략집을 통해 특정 장소에 가서 특정 적을 해치워 아이템을 얻었다(스마트어스, 2021).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최근 논란처럼 확률 조작과 과금 문제 위기를 겪지 않았고, 게임 기업과 이용자 간의 갈등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즉, 게임 기업에서 위기대응 방식을 펼칠 사건과 이유가 없던 시기였다.

 2010년대는 게임 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확률 아이템 대한 자율규제가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이다. 2014년 마비노기는 서버 오류로 인해 유저들의 메모리가 버티지 못하고 튕기는 사건과, 일부 유저들이 퀘스트 경험치를 부정한 방법으로 얻는 사례가 발생했다. 결국 마비노기 측은 긴급 점검을 시작하였으나, 이 점검은 정식 서버 패치라는 명목으로 공지되었다. 즉, 긴급 점검으로 공지할 경우 보상을 지급해야 하므로, 이를 회피하기 위해 '서버 패치'라는 명분을 내세웠던 것이다. 이에 따라, 유저들의 반발이 일어났지만 결국 아무런 보상도 유저들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2016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아이템 강화 성공률이 100%임에도 불구하고 강화 실패가 뜨게 되어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개발사에서는 네트워크 오류로 인한 혼동이었다고 설명하며, 사과와 함께 보상 아이템을 지급하였다. 이 당시 자율규제는 유저들이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관련 이슈가 다수 나타났었다. 이에, 게임 기업은 사건 사고에 대해 묵인하거나, 사과를 하더라도 변명으로 게임 이용자들에게 대응하였다.

 

 2020년대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좀 더 완전해진 시기임과 동시에 사회적 민감성이 높아진 시기이다. 2022년 우마무스메에서는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 사이에 운영 차별 문제가 발생했고, 게임사는 불만 사항에 대한 입장을 냈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들은 이 입장문은 변명이며, 소비자의 요구를 무시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후 게임사는 공식 카페를 통해 한 번 더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사과의 주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에서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고, 이에 따라 간담회까지 열어 게임 이용자와 소통하였다(원태영, 2022). 그리고 2024년 메이플 스토리에서는 확률형 게임 아이템에 확률을 공개하지 않고, 고의로 확률을 조작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2021년도에 일어난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에 대한 연장선이었으며, 이 사건은 법적 조치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게임사는 사과와 보상, 간담회를 통해 게임 이용자와 소통하고자 하였으나 한 번 더 발생한 위기로 인해 게임 이용자들에게 큰 불신을 얻게 되었다. 또한, 2024년에는 'PUBG x 뉴진스' 컬래버레이션 과정에서 성희롱 콘텐츠 논란이 나타났다. 게임사는 사과문과 함께 배틀그라운드 내 뉴진스 캐릭터 얼굴 외형과 일부 의상 조합 착용을 제한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게임사는 캐릭터 외형의 의상 제한 조치에 따른 환급 및 보상 시스템을 통해 게임 내 재화인 'G-COIN' 등으로 보상을 진행하였다(김성진, 2024). 2024년 검은사막에서는 악성 유저들이 수년 전부터 검은사막 스트리머에게 집단적으로 정신적 사회적 고통을 가하고, 가스라이팅, 성희롱 등 범법 행위를 저질러온 행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게임사는 대응 방법 및 보호에 대한 공지를 올렸으나 게임 이용자들에게 큰 신뢰를 얻지 못했다. 이미 괴롭힘 문제로 수많은 게임 이용자와 스트리머들이 떠났고, 일부 여론에 휘말려 스트리머를 괴롭힌 사건이 두 번이나 발생했는데 도 이 상황에서 과연 운영진을 신뢰할 수 있겠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실제로 2015년 이후 10년 가까이 고통을 호소하며 개선을 요구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았지만, 모든 요구가 묵살당했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과거와 달리 게임 기업들이 사회현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를 자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간담회와 같은 소통의 장이 빈번하게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또한, 사과와 보상 후에도 신뢰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 기업의 위기 대응 방식이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을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유형의 위기가 등장하고, 과거에 발생했던 위기가 다시금 반복되는 상황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위기대응 방식 측면에서는 아직 게임 이용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진정성 있는 사과나, 간담회와 같은 수용적인 전략으로 게임 이용자와 소통하는 기업도 있으나, 변명으로 느껴지는 입장문과 게임 아이템 보상으로 해결하려는 해결 방법이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오늘날 게임 이용자들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기업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자리 잡았다. 즉 과거의 갈등이 적었던 시절과는 달리, 현재는 게임 이용자의 피드백이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기업이 게임 이용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할 경우,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는 위기에 대한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신뢰도와 진정성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장기적인 신뢰 구축을 위한 대응방식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의미한다.

 

 게임에서 몬스터만 하루종일 잡으며 레벨업을 할 수 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칫하다간 몬스터에게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레벨에 맞는 공간에서 내 캐릭터에게 맞는 아이템을 장착하고 전략적으로 잡으면 훨씬 수월하게 레벨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현실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게임 기업은 단순히 눈앞에 있는 위기를 잠재울 만한 방식을 찾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게임 이용자와 갈등을 줄일 수 있으며,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결국 게임 기업의 위기 대응방식은 한층 더 레벨업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김성진, 「크래프톤 ‘뉴진스 논란’최대150%보상」,『디일렉』, 2024.06.28.,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28802

스마트어스 2021 http://smartusbiz.com/main/sub/ittrend_view/1663/page/5

원태영,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미숙 논란…잘나간다는 ‘우마무스메’에 영향」,『이코노미스트』, 2022.08.29.,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208290065

양준규, 「돈만 밝히고 운영은 나몰라라… ‘돈슨’에 화난 FC온라인 유저들」,『스카이데일리』, 2024.07.01., https://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37918

한지훈, 「확률형 아이템 법안 시행... '메던로' 확률 정보는 어디에?」,『게임플』, 2024.03.26., , https://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