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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호] 소통의 또 다른 얼굴, 인스턴트 메시지 본문
편집장 장 혜 연
우리나라 국민 59,24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의 인터넷이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만 6세 이상의 인터넷 이용 자중최근1년이내인스턴트메신저를이용한사람의비율은97.7% 이며, 그 중 모바일기기를 통한 이용률(97.5%)이 PC를 통한 이용률(37.4%)의 약 2.6배로 나타났다. 인스턴트 메신저 이용자들이 가장 많 이 이용하는 기능으로는 ‘대화하기(100.0%)’, ‘사진·동영상·일정·업무용 파일 등 공유(82.7%)’, ‘음성 및 영상통화(61.2%)’ 순이었다. 가장 많 이 이용하는 인스턴트 메신저는 ‘카카오톡(98.6%)’, ‘페이스북 메신저 (21.7%)’,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18.9)’ 순으로 나타났다. 즉, 인 스턴트 메시지를 활용하여 대화와 공유, 통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스 턴트 메시지 유저(User)들은 인터넷 연결을 기반으로 한 타인과의 실시간 소통이 목적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지하철, 버스, 카페와 가은 일 상생활 언제 어디서든 타인과 계속된 상호작용을 한다. 길을 걸을 때, 일할때,여가생활을즐길때,심지어는화장실에들어갈때도소통 의 창구인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한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 으로 인해 물리적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계속적이고 끊임없는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혹자는 행복감과 유대감과 같은 긍정 감정을 느끼고(김형지 외, 2014; 김 해룡 외, 2013), 혹자는 계속해서 울리는 휴대전화의 불빛을 보고 부담과 피로와 같은 부정 감정을 느낀다(진보래, 이연경, 박남기, 2014). 미디어를 통한 상호작용은 TV 혹은 라디오와 같은 전통적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시대부터 언급되어 왔으나 인터넷 네트워크 기반의 소통채널인 SNS(Social Network Service, 교호 네트워크 서비스)가 등장하며 미디어와 이용자, 심리적 변인과 그 효과성에 관한 연구가 폭 발적으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임상훈, 2020).
어떻게하면 타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인류가 가진 불멸의 숙제이다. 네트워크를 매개로 한 소통이 일상이 된 지금에도 이와 같은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2019년 사람인에서 직장인 3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업무와 인간관계 중 스트레스가 심한 쪽은 ‘인간관계’라고, 응답한 비율이 71.8%에 달한다. 또한, 2020년 벼룩시장 구인구직에서 직장인 1,2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는쪽은 상사나 동료와의 인간관계라고 답변한 응답 수가 25.2%로 1위를 차 지하였다. 이러한 설문 결과는 개개인이 가진 배경과 다양한 사회적 역할 속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나 주관적 행복감, 대인관계 만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박미정과 오두남(2017)의 연 구결과를 뒷받침한다.
대인관계 형성 및 유지와 같은 사회적 욕구는 타인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충족해야하는 인간의 기초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욕구이다(Baumeister & Leary, 1995). Erikson(1950; 1993)의 발달이론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과 청소년기에서 갓 벗어나 이른 성인기 단계에서는 친밀감을 토대로 타인과의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특히나 중요한 과제이다. 이렇게 형성된 대인관계 생성과 유지를 통해 의존할 대상을 찾아 상대방과의 결속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대인관계 형성에 대한 욕구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소속감과 애착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며 특히새로운 조직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Uygarer, 2014). 결과적으로 타인에게 포용, 애정, 이해받기 위해 자연스럽게 대인관계 형성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인간이 좋은 대인관계 형성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하고 노력할수록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더 많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Beck, 1983). 이러한 현 상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애정과 수용의 정도를 기반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Whisman & Friedman, 1998).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만 6세 이 상 인구 중 95.6%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인 관계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지지 등의 욕구가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자 필수적 요소임을 감안하였을 때, 온라인은 현실의 대면상황에서 충족하지 못한 욕구를 보완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지금 언제 어디서든 인스턴트 메시지(IM) 서비스 를 통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온라인 공간의 폭발적인 확장으로 인해 온라인을 이용한 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자 연스레 상호작용의 긍정적 효과인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지지 또한 증 가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통한 상호작용에 항상 긍정적인 측면만 존재 하는 것은 아니다.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가 시간, 거리와 같은 물리적 제약을 뛰어 넘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조직 내에서 업무를 위한 목적으로 빈번하게 이용된다. 업무시간 이외에도 인스턴트 메시지를 사용한 업무 지시로 인해 지난 2022년에는 ‘업무 카톡 금지법’까지 등장하였다. 근로시간 외 전화나 문자, SNS 같은 통신수단을 이용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지시를 막으려는 취지이다. 취업 사이트 인크루트가 2022년 직장인 10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의83.5%는 퇴근 후 업무 연락을 받는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21 년 경기연구원이 경기 거주 임금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 결되지 않을 권리도 지켜져야 할 소중한 권리 보고서’에 따르면 근무 시간 외 업무지시는 카카오톡 등 개인메신저(73.6%)가 가장 활발했다. 이어 전화(69.2%), 문자(60.0%), 이메일(38.6%), 사내 메신저(35.6%) 순으로 업무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근무시간 외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를 통한 업무지시는 비교적 자주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연결되지 않을권리’는 보장되고 있지 않은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비록 국내의 카톡 금지법은 수년째 국회에 표류중이지만, 국내와 달리 해외의 경우 프랑스를 비롯해 포르투갈, 이탈리아, 벨기에 등 다 양한 국가에서는 근로시간 외 업무연락 받지 않을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는 2016년 ‘로그오프법’을 만들어 2017년부터 시행 중이다. 로그오프법에는 근로자 수가 50명이 넘는 회사일 경우 직원은 퇴근 후 상사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벨기에도 6만 5000명에 이르는 연방공무원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 외 업무와 관련된 상사의 연락에 응대 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법을 시행중이며, 포르투갈 또한 2021년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근무시간 이외에 직원 간 업무적인 연락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외의 많은 나라들이 ‘연결된 권리’를 비롯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동시에 보장 하기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과 같은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가 다양한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사이버 불링, 성범죄, 사기범죄, 스토킹, 사 칭, 마약, 명예훼손 등이 대표적이다. 아동·청소년의 오픈채팅 이용률 이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상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더욱 치밀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2년 발행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에 의하면 전국의 학생 3천789명 중 오픈채팅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비중은 19.6%에 달했다. 오픈채팅을 경험한 청소년 중 65.3%는 낯선 타인으로부터 사적인 연락을 받아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2022 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 르면, 청소년 폭력 피해 유형 중 ‘온라인(채팅앱·게임 등)에서 스토킹이 나 성적인 대화, 성적 행위의 유인, 성희롱 피해’를 당하는 비율이 1.7% 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SNS(Social Media Service)에서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도 적지 않다. 딥페이크를 활용하여 타인의 모습을 동의 없이 동영상 제작에 사용하거나,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 사회적 재난 및 범죄 발생영상, 사망사 고 CCTV 영상과 같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동영상이 SNS와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 자극적인 영상의 무차별 적 유포는 시청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으며, 사건 당사자나 주변인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의 일상화는 우리의 생활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왔다. 타인과의 상호작용, 정보 접근성 향상,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소통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자유로운 소통은 양날의 검이 되어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정보의 과부하, 업무 효율성 감소, 개인정보 보호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함께 초래하였다. 조직은 워크-라이프 밸런스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국가는 적절한 규제를,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 사용자는 누구보다 책임감 있는 사용태도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한 다. 결국, 소통의 또 다른방식인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의 이점을 최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호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수적일 것이다.
참고문헌
김해룡, 김지영, 윤승재, & 이문규. (2013). 카카오톡 네트워크 외부 성 효과: 지각된 상호작용성과 지각된 위험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마케팅연구, 28(2), 17-38.
김형지, 김민성, 오대규, & 김성태. (2014). 스마트폰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 이용, 대인관계, 그리고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31(1), 163-198.
임상훈. (2020). 비대면 예배 상황에서 동영상 콘텐츠 및 SNS 를 활 용한 영유아 상호 작용 활동 연구: 유튜브와 카카오톡채널을 중심으 로. 기독교교육정보, 67, 299-333.
진보래, 이연경, & 박남기. (2014). 모바일 메신저 이용의 스트레스 요인: 사회적 성 향, 메신저의 관계적 유용성 및 중요성과의 관계. 한국방송학보, 28(6), 168-210.
Beck, A. T. (1983). Cognitive therapy of depression: New perspectives. Treatment of depression: Old controversies and new approa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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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u, D., Baumeister, R. F., Yang, C. C., & Hu, B. (2019). Digital communication media use and psychological well-being: A meta- analysis. Journal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24(5), 259-273.
Özad, B. E., & Uygarer, G. (2014). Attachment needs and social networking sites. Social Behavior and Personality: an international journal, 42(1), 43S-52S.
Whisman, M. A., & Friedman, M. A. (1998). Interpersonal problem behaviors associated with dysfunctional attitudes. Cognitive therapy and research, 22(2), 14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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