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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68호]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다시 원작 결제로 이어지기까지

dreaming marionette 2024. 4. 29. 12:00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수료

오 유 선

 

<출처: pixabay>

웹툰 원작 드라마의 열풍

  최근 몇 년간,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어, 2024년이 시작된 이후만 해도 '피라미드게임', '내 남편과 결혼해줘', '살인자ㅇ난감' 등 다양한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2024년 현재, 웹툰 원작 드라마의 제작 건수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OSMU 전략의 활발한 적용을 반영한다. 

  웹툰에서 드라마로, 그리고 드라마에서 다시 웹툰으로 이어지는 OSMU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웹툰의 팬으로서 드라마를 시청하게 되는 경우와 드라마를 통해 웹툰을 처음 접하게 되는 각각의 경로는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몰입을 깊게 하며, 새로운 팬층을 창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웹툰과 드라마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예고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와 혁신이 이어질 것임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웹툰과 드라마 간의 상호작용은 콘텐츠 소비 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따라서 본 기획기사에서는 웹툰 원작 드라마의 현황을 짚어보고, 이를 통해 드러나는 소비자들의 이용 행태 변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웹소설-웹툰-영상화의 가치사슬

  웹툰 IP의 확장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콘텐츠 산업의 변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웹툰 기반의 드라마 제작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방송된 '미생(tvN)'을 기점으로, 이후 '치즈인더트랩(tvN, 2016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JTBC, 2018년)', '녹두전(KBS2, 2019년)' 등 다수의 작품이 연이어 성공하며 이 트렌드를 확고히 했다. 특히 2021년 이후,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의 데이터에 따르면 영상화를 위한 웹툰의 수가 급증했으며, 2024년에는 '머니게임', '스터디그룹', '조명가게' 등 30편 이상의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콘텐츠진흥원의 ‘2023 만화산업백서’에 의하면, 웹소설에서 웹툰으로, 그리고 영상화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은 웹툰 산업의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이 가치사슬에서 웹툰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새로운 콘텐츠로의 전환점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영상화 프로젝트의 주원천으로 기능한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와 '재벌집 막내아들' 등은 웹소설에서 시작해 웹툰을 거쳐 드라마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로, 이러한 순환 과정이 콘텐츠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웹툰과 드라마 산업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콘텐츠의 재소비를 유도하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웹툰의 영상화는 단순히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생산을 넘어서, 기존 콘텐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창출하는 기회로 작용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웹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다양한 콘텐츠의 발전을 예고하며, 앞으로도 지속될 변화와 혁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가 재창조되고 소비되는 현상은 이용자의 기대와 만족도에 있어서도 흥미로운 변화를 가져온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를 먼저 접한 이용자는 드라마를 원작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이후 원작 웹툰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유료화된 웹툰에 대한 결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반대로 웹툰 팬이 드라마를 통해 추가적인 콘텐츠를 경험하는 경우, 원작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더욱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작 웹툰 감상을 통한 드라마 유입: 기대일치를 통한 만족

  원작 웹툰의 이용자들이 해당 드라마를 시청할 때, 그들의 기대와 실제 경험 간의 일치 여부, 즉 기대일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제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배경에는 웹툰의 초기 성공이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있다. 웹툰의 인기는 스토리의 흥미도를 사전에 검증하며, 제작비 상승과 같은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제작자들에게 비교적 안정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웹툰의 드라마화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02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만화웹툰 이용자실태조사’의 FGI 결과에 따르면, 원작 이용자들은 드라마를 시청할 때 웹툰의 캐릭터성 유지와 원작의 재현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이 두 요소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드라마에 대한 몰입감과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느낀다. 원작과의 적합성, 즉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의 충실도가 기대일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원작 웹툰 팬들의 만족도는 원작과 드라마 간의 부합성에 달려 있다. 특히, 웹툰에서 상상해온 캐릭터와 실제 캐스팅된 배우 간의 일치도, 스토리의 각색 정도가 큰 영향을 끼친다. 웹툰의 정서와 드라마의 표현이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원작 팬들은 드라마에 더 깊이 몰입하고,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한 OSMU 드라마의 성공은 단순히 원작의 인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원작의 본질을 존중하고 잘 살려내는 제작 방식에 기인한다. 웹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원작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섬세함과 충실도가 요구된다. 이를 통해 웹툰 팬들은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원작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드라마의 지속적인 시청 유도와 더불어 원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촉발시킬 수 있다.

 

드라마 감상을 통한 원작 웹툰 유입: 유료 구매로 이어지기까지

  앞서 살펴본 경우와는 반대로,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역으로 웹툰을 보게 되는 경우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현상은 영상 콘텐츠가 웹툰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이어 원작 웹툰으로의 유입을 촉진하는 중요한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드라마 감상 후 원작 웹툰을 찾아보는 이용자들이 웹툰에서 더욱 상세한 스토리 라인과 배경 설명을 접하며 영상 콘텐츠보다 웹툰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사례를 통해서도 영상 콘텐츠의 공개가 웹툰 원작의 조회수와 매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명확히 볼 수 있다. 2024년 1월 방영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방영 후 단 열흘 만에 웹툰의 전체 거래액이 17배, 조회수가 7배 넘게 상승하는 등의 뚜렷한 성장을 보였다. 더불어, '살인자ㅇ난감'의 넷플릭스 공개 이후에는 원작 웹툰의 조회수가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는 웹소설 매출이 230배나 폭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드라마와 웹툰의 성공이 원작 웹소설의 재발견과 유료 결제자 증가로 이어진 사례로, 영상화가 웹툰 및 원작 웹소설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신규 독자 유입까지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영상화는 단순히 한순간의 흥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작 웹툰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장기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웹툰에 대한 신규 이용자의 유입은 웹툰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다양한 콘텐츠의 재조명과 소비 촉진을 가져오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한다. 이는 영상 콘텐츠와 웹툰 간의 성공적인 시너지 효과가 양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며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제작은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변화의 흐름을 나타내며, 이는 웹툰 IP의 확장성과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가능성을 보여준다. 원작 웹툰을 감상한 후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와 반대로 드라마를 통해 원작 웹툰으로 유입되는 경우 모두에서, 스토리의 깊이와 캐릭터성의 유지가 중요한 만족도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한, 영상화 콘텐츠의 성공은 원작 웹툰의 조회수 및 매출 증가를 통해 명확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이는 웹툰 산업의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

  이러한 경향은 웹툰 원작 드라마의 제작과 홍보 전략에 있어 원작의 본질을 존중하고, 원작 팬과 신규 관객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원작과의 적합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창작적 해석을 더 하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이 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확장은 웹툰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이로 인해 창작자, 제작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 경험이 가능해질 것을 기대해 본다.